나의 이야기 448

무기력한 날

나는 내 일상이 좋다.소소한 일이지만 소중하고 진심으로 사랑한다.일어나 물을 마시며 하늘을 보면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흐르는 게 좋다.아래로 보면 화초들의 밤새 변화에 신기하고 기특해서 칭찬을 잊지 않는다.꽃은 꽃대로 잎은 잎대로 특유의 향과 아름다움이 있다.가끔 카메라에 담아서 티스토리에 이용하는 재미도 있다.하루의 시작이다. 특별한 일이 없는 날에는 대부분 집에서 보낸다. 주부들의 가장 큰 일은 식사 문제다.그러나 하루 세끼 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는다.진수성찬은 아니지만 건강에 신경을 쓰면서 음식을 만든다.'당신 때문에 내가 잘 먹는다'는 말을 가끔 한다.혼자 있을 땐 귀찮아서 대충 먹기 때문이니 이 말은 진심이고 배려의 말이다.나이가 조금 더 들면 귀찮아질 때가 올는지는 모르지만 아직은 괜찮다. ..

나의 이야기 2024.06.02

구룡포

구룡포라고 하면 과메기가 생각난다.현지를 찾아 겨울 바다도 구경하고 과메기를 즐길 수 있는 겨울 한철의 별미였다.이제는 현지에 가지를 않고도 전국 배달이 가능해져 온 국민들에게 익숙하다.과메기 철은 지났지만 이곳에 세컨드하우스를 가지고 있는 지인의 아파트에서 무박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카타리나는 이런 여행에 익숙하고 즐기는 듯하다. 아파트에 짐을 풀고 시장에 들러 해산물을 샀다.자연산 가자미, 전복, 해삼, 멍기... 팔딱거리고 꼬물거리는 싱싱한 해산물, 푸짐하다.누가 개불을 고르길래 징그럽다며 질겁을 했더니 사질 않았다. 냉장고에서 숙성되도록 넣어두고 관광지구 구경을 나섰다.옛 일본인 가옥거리, 구룡포 공원, 근대문화역사관, 해마을 바람길, 벽화골목을 스치듯 지나치고 과메기 문화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

나의 이야기 2024.06.02

베품

매트에서 짐볼과 고무밴드, 아령을 이용한 운동은 저녁 일과다.TV를 켜둔 체 땀이 배도록 하고 있는데 전화음이 울린다.늦은 시간에 웬 전화?가끔 수면 장애가 있어서 수면제 복용을 한다는 JJ다."왜, 또 잠이 오지 않아?"잠깐 내려오란다. JJ의 대녀이자 나의 오랜 손아래 친구인 카타리나가 함께 차에 타고 있다.그녀는 매사에 부지런하고 음식 솜씨도 좋아서 만든 음식을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한다. 쑥찹쌀 옹심이를 만들었는데 바로 냉동고에 얼려야 되기 때문에 늦어도 왔다는 것이다.쑥떡은 내일 가져오겠단다.미역국, 북엇국, 라면~~ 어울리는 음식까지 일러주는 친절함이 있다.미역국보다 북엇국에 넣어야 색깔 배합이 예쁘다는 깨알 같은 팁도 가르쳐준다.눈은 피곤해 보이는데 웃음을 잃지 않는 그런 성격이 애잔하기도 하..

나의 이야기 2024.05.23

행복을 주는 사람

의료개혁은 필요하다는 인식은 예전부터 있었다.정부의 의료개혁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시작으로 정부와 의료계의 분쟁은 해결할 기미도 없다.위급환자들의 수술이 제일 급하고 대학교의 의대정원 및 수업일수 부족으로 유급사태, 대형병원들의 재정에도 비상이 걸렸다.일반인들은 급하게 병원 갈 일이 없기를 바라고만 있을 뿐이다. 나이가 들면 몸에 변화가 생기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언니는 척추와 무릎에 문제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무릎뼈주사를 맞고 있다.오랜 운동으로 다리를 180도로 찢을 수 있는 유연함과 근육량은 높은데 척추와 무릎뼈는 많이 망가진 상태다.운동중독증인 사람처럼 너무 많은 운동량에 늘 걱정이 되어 조금 하라고 잔소리를 했다."언니야, 인공관절이나 수술할 일이 있으면 빨리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나의 이야기 2024.05.17

점(.)하나가 뭐라고~

서울 갈 계획이 취소되었지만 보너스처럼 받은 시간~조금은 멍하고 한편으로는 한가롭다.마침 딸에게 온 전화갑작스럽게 생긴 일로 어정쩡한 태도에 대한 미안함과 단호한 엄마 결정에 고마워하는 마음이 엿보인다.엄마가 좋아할 이야기로 급 분위기 전환학교에서 원이가 받아쓰기를 했는데 100점을 받지 못한 사연을 들려준다.시험지를 받으니 100점이라고 좋아했는데 자세히 보니 마침표, 점을 찍지 않았음을 발견.잠시 망설이다 선생님께 사실을 알렸다는 얘기다.엄마는 100점 받는 것보다 원이가 정직한 게 훨씬 잘한 일이라며 칭찬을 했다고 한다.나는 내 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네가 교육을 잘 시켰다고.닭살 3대 모녀의 수다는 못 말려! 어린 마음에 그때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100점의 유혹을 뿌리치는 힘은 어..

나의 이야기 2024.05.14

참 좋은 내 친구야!

0S아,참 좋은 내 친구야!너에게 편지를 쓴 날이 수십 년은 넘은 것 같네.둘이의 추억은 밤을 새워 나누어도 모자랄 거야.질풍노도의 철없던 시절, 순수의 시절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며 조잘거리며 웃고 말없이 걸었어도 마음은 서로를 알던 너와 나였지.이제 칠순을 훌쩍 넘은 나이가 되어버렸네.맑은 정신과 움직일 수 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살자고 하지만 쉽지는 않아.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가 너와 실컷 옛 이야기 하는 것이야.그럴 날이 있을까, 가끔 생각해. 편지를 쓰다가 갑자기 생각났어.'엄마, 나리 아줌마 만나면 말 너무 많이 하지 마세요.'라고 엄마 걱정하던 민정이.나만 만나고 오면 머리 아프다고 했으니.ㅎㅎ내가 서울 가면 둘이서 만나 막차 시간이 되도록 숨 가쁘게 얘기를 ..

나의 이야기 2024.05.11

어버이날에~~

꾸미지 않아 아름다운 마음/사모곡                                글/눈님  꾸민 잠(簪) 쪽진 머리 단아한 반달눈썹                       미려한 고운 시선 시간은 정지되고                        지금도 꿈길에서 머무는 당신이여  않다는 삶의 걱정 곰삭아 병이 되고아픔도 앞치마에 감추고 짓든 웃음 아가야 잘 자라라 은자동 금자동아 름렬(凜烈)한 세상풍파 훈장 된 굵은 주름다듬질 똑딱똑딱 어머니 자장가에                             운무에 눈물짓던 달님도 잠이 들고                             마음의 젖줄 되고 세월의 강이 되어음객(吟客)의 시향으로 순결한 꽃이 피네   꾸민 잠;진주 청강석 산호 등의 구..

나의 이야기 2024.05.08

어떤 만남

배움은 즐겁다.나이가 든 후 배움은 부담이 없어서 더 즐겁다.휴대폰의 필요한 기능 대충 알면 되지 뭘 그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단순 암기보다 기본적인 원리를 알면서 들으니 이해하기도 쉽고 다른 기기의 응용도 가능해지니 즐겁지 아니한가.기다려지는 월요일 사람 욕심에서 벗어나려고 한 다짐이 깨어진 날좋은 사람은 어떤 관계로던 함께 하고 싶었다.그러던 욕심이 언제부터인가 조금의 선을 긋게 되었다.주변 정리가 필요했고 나만의 시간이 더 절실했다.맑은 정신과 건강한 상태로 자유로울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거니까.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으로 충분하고 소중한 이들에게 더 집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첫날부터 맨 앞줄의 첫 번째 책상에 자리를 잡았다.대부분 중간이나 뒤에 앉기를 좋아하지만 앞이 집..

나의 이야기 2024.05.03

구불출(九不出)

엄마~~"딸이랑 며느리랑 누가 더 좋아?""같다.""그래도 조금이라도 좋은 사람이 있잖아?""똑같다.""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 얘기해 봐.""그래도 똑같다."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괜찮은 사람 첫 번째가 우리 올케언니라고 생각한다.친정 엄마는 돌아가실 때까지 자녀, 손자, 손부, 온 가족의 사랑받으며 구순을 살으셨다. 큰 며느리는 병원비 아깝게 생각하지 않아서 좋다.이 며느리는 옷을 잘 사줘서 좋고, 이 며느리는~~~누가 묻지도 않는데 아는 사람을 만나면 함께 있는 며느리 칭찬 일색이다.경로당에 모인 시어머니들이 며느리 흉을 보면 남이 만나서 사는데 그만하면 다행이고 잘하는 거다.단호한 말씀에 며느리 흉보지 않는 경로당으로 분위기를 깔끔하게 바꿔 놓으셨다.(시어머님 얘기) 40여 년을 만나고 있..

나의 이야기 2024.04.26

노후를 위한 새로운 도전

운동 후 가끔 명상을 하면 살아온 순간들이 떠오른다.휴식인 듯, 욕심 없는 빈 공간의 여유로움~이런 시간을 참 소중하게 생각한다.살면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크게 후회한 일이 2번 있었다.하나는 끝난 일이고 하나는 지금도 안고 있다.믿는 친구의 권유로 제주도 땅을 매입했는데 지나고 보니 맹지다.계약 전 현장 답사를 권했지만 가서 본들 알 수 없고 너를 믿는다며 계약을 했다.이 땅이 나의 노후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거라 생각했다.수십 년이 지났지만 쓸모없이 방치되어 있어 황당하다.마음이 약해있을 때 꼬임이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우를 범한 결과다.물려줄 재산도 크게 없는데 제주도 땅이라도 유산으로 물려주면 되지 뭐. 아름다운 제주, 혹시 노후 제주살이 할 생각으로 좋아할지 모르잖아.스스로 위로하며 ..

나의 이야기 202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