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은 즐겁다.
나이가 든 후 배움은 부담이 없어서 더 즐겁다.
휴대폰의 필요한 기능 대충 알면 되지 뭘 그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단순 암기보다 기본적인 원리를 알면서 들으니 이해하기도 쉽고 다른 기기의 응용도 가능해지니 즐겁지 아니한가.
기다려지는 월요일
사람 욕심에서 벗어나려고 한 다짐이 깨어진 날
좋은 사람은 어떤 관계로던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러던 욕심이 언제부터인가 조금의 선을 긋게 되었다.
주변 정리가 필요했고 나만의 시간이 더 절실했다.
맑은 정신과 건강한 상태로 자유로울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거니까.
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으로 충분하고 소중한 이들에게 더 집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첫날부터 맨 앞줄의 첫 번째 책상에 자리를 잡았다.
대부분 중간이나 뒤에 앉기를 좋아하지만 앞이 집중하기에 좋다.
조금 늦게 와서 옆에 앉는 여인. 형식적인 인사에서 동갑이고 같은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걸 알았다.
예전이었으면 두 가지 요건만으로도 반가워하며 호들갑을 떨었을 테지만 수업에만 집중
그녀는 마침과 동시에 바쁜 일이 있다며 급하게 먼저 나갔다.
마트에도 들려야 하는데 잘 됐다.
세 번째 가는 날은 약속하고 같은 버스를 이용했다.
수업 중에도 조금씩 대화를 했는데 녹음 기능을 배우는 과정에서 보통 사람과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전체 통화기록을 남긴다는데.
뭐지?
첫날부터 안정감이 없어 보였다.
남의 일에 관심과 간섭은 않으려고 다짐을 했는데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저 나이에 잘못된 길을 가면 안 되는데..
'앞으로 전화를 할 때는 목소리를 가다듬어야겠어요, 내 목소리 모두 녹음이 되니까요.'
'수사극을 보면 녹음된 걸 증거로 들이대며 협박하고 그러던데.'
기분 상하지 않고 스스로 얘기를 하도록 애를 썼다.
버스 안에서 명함을 하나 보여준다.
건설 시공사 이사직함인 것 같다.
불신과 걱정이 확 스친다.
어디 가서 얘기를 좀 하자고 하니 순순히 그러자고 한다.
처음으로 마주 보며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화장을 곱게 한 충혈된 큰 눈, 중간 단발을 뒤로 묶은 머리, 조금 강한 느낌이지만 나쁜 인상은 아닌 것 같다.
별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일단 들어보기로 하자.
불안한 상태로 몇 번의 전화를 받고 욱하기도 하고 멋쩍게 웃으며 얘기를 해준다.
신경 쓸 일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문제점을 털어놓는다.
사기에 걸려든 것 같다.
*돈과 연결된 사람은 믿지 말 것
*은행이자를 기준으로 과한 수익보장은 위험
*너무 힘들게 하는 사람 정리
*투자한 돈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으면 미련 없이 포기
*지분 늘여준다는 꼬임에 더 이상 투자 중지
*경비 사용용으로 준 카드 반납요구
*남편과 의논할 것
나와 주위에 일어났던 나쁜 일들의 예를 들려주었다.
받아들이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최선을 다해 아는 대로 얘기를 했다.
법적인 모든 서류 갖추었고 사업계획서등 관계 서류와 동영상을 카톡으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천억에 가까운 사기에 당연히 준비했을 텐데 믿고 있는 것 같다.
알았더라도 이미 털고 나올 단계는 지났는 것 같아서 더 이상 투자 금지, 카드 회수는 무조건 하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끝났다.
세상에 좋은 사람도 많지만 나쁜 사람도 의외로 많다.
평소에는 모두 좋은 사람이다.
친절하고 선한 얼굴이지만 금전문제나 이해관계에 얽히면 태도가 바뀐다.
문제가 생겼을 때 조금 손해 보고 양보하는 마음, 잘못을 알았을 땐 빠른 사과와 지혜롭게 해결하는 사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 나름대로 정의를 내린다.
문 밖을 나서면 만나는 게 사람이다.
너무 빠지거나 경계도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을 알아보는 혜안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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