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구불출(九不出)

눈님* 2024. 4. 26. 11:10

엄마~~

"딸이랑 며느리랑 누가 더 좋아?"

"같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좋은 사람이 있잖아?"

"똑같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 얘기해 봐."

"그래도 똑같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괜찮은 사람 첫 번째가 우리 올케언니라고 생각한다.

친정 엄마는 돌아가실 때까지 자녀, 손자, 손부, 온 가족의 사랑받으며 구순을 살으셨다.

 

큰 며느리는 병원비 아깝게 생각하지 않아서 좋다.

이 며느리는 옷을 잘 사줘서 좋고, 이 며느리는~~~

누가 묻지도 않는데 아는 사람을 만나면 함께 있는 며느리 칭찬 일색이다.

경로당에 모인 시어머니들이 며느리 흉을 보면 남이 만나서 사는데 그만하면 다행이고 잘하는 거다.

단호한 말씀에 며느리 흉보지 않는 경로당으로 분위기를 깔끔하게 바꿔 놓으셨다.(시어머님 얘기)

 

40여 년을 만나고 있는 지인은 온 가족이 알고 지내는 사이다.

학교, 직장의 그 후배는 외동인데 또 아들 하나만을 두었다.

우리 남매를 형, 누나라고 하면서 잘 따랐고, 혼자라도 어머니의 엄격한 교육으로 참 잘 자랐다.

만약의 경우에는 내가 친엄마처럼 키워줄 수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착하고 순했다.

두 집 모두 아이들을 대학부터 서울로 보냈고 직장, 결혼으로 떨어져 사는 동병상련이 있다.

 

지난번 신협 선거 참패 후 심적으로 어려웠을 거라 걱정되어서 위로해주려고 했던 게 늦어졌다.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았다는 소리를 주위에서 들었다. 본인은 이제 말끔히 털었는 것 같은데 아내는 아직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다.

위로주 겸 건강을 위하여 지나간 건 잊자며 술도 한잔 마셨다. 술이 마약이라지만 잘 먹으면 보약이다.

금세 분위기 화기애애해지고 화재는 바뀌고.

삼성전자 중국지사에 근무하다가 돌아온 후배 아들 부부와 국제학교 얘기, KBS사태를 얘기하다가 이번엔 남편이 며느리 얘기가 나오길래 제지를 하려던 내가 한술 더 떠서 가세했다.

아내자랑 자식자랑 '팔불출(八不出)'이라는데 그럼 며느리 자랑은?

흉보는 것보다 훨씬 낫잖아요. 

'구불출(九不出)' 하면 어때요?

재빠른 수습에 스스로 흡족.

 

꽃잔디가 만발이라 자랑하는 카타리나

우리 동네 바위를 배경으로 핀 꽃잔디도 예쁘다고 했더니

바로 보내준다.

환상적이다.

내가 졌다!

 

개인적으로 포토존이 없었으면 좋겠다.

꼭 필요하다면 자연과 조화롭고 튀지 않는 색으로 있는 둥 마는 둥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구,대구 월드컵 경기장)

남구 구민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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