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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언니/부모님 사진 복원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선하고 인정 많고 착한 올케언니를 두고 하는 말이다.가족을 위해서는 희생과 의지도 강한 전형적인 한국의 여인이다.아내, 엄마, 며느리, 올케로서 완벽한 역할을 마치고 이제는 자신을 위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88세의 올케언니. AI 수업 중인데 휴대폰 진동이 계속된다.올케언니 전화다."아버님, 어머님 생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내주어서 너무 고맙다"라고 한다. 촉촉한 감동의 소리가 진하게 느껴진다.울컥해진다."지금 수업 중이니 마치고 전화할게." 수강생들의 연세가 있으니 선생님도 진도 나가는 보조를 맞추기 어렵다. 먼저 습득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부모님의 옛 사진을 복원해 봤는데 성공.언니들과 몇몇 조카에게 보냈다.올케가 바로 전화가 왔고 이질녀는 카톡으로 응원메시지가 ..

나의 이야기 2026.09.22

부모와 자식

아기 울음소리가 그치는 날 지구의 종말이 올 것이다.무서운 예언인데 행시를 쓸 때 한 말로 기억된다. 이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요즘은 종일을 다녀도 아기 구경하기 쉽지 않다.우연히 어디서나 아기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나.오늘, 그런 행운을 만났다. IS 이와 둘이 만날 때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만남의 장소는 풀하우스다. 편리한 교통, 분위기 좋고 샐러드바를 활용할 수 있는데 가격도 합리적이다. 더위가 심한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는 이동하지 않고 후식까지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 가장 안쪽에 있는 2인석은 수다 떨기에 안성맞춤이다.오늘도 운 좋게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옆 좌석에 젊은 부부가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와서 앉는다. 5~6개월 정도의 눈이 작은 아기가 나..

나의 이야기 2026.09.20

일상

1. 박우연찮게 식용박이 생겼다.탕국이나 볶음 나물 외에는 다른 반찬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맛 또한 특별한 게 없다.고민 끝에 토란줄기 데친 게 조금 남아 있으니 육개장을 끓여야겠다. 육개장을 끓이다가 콩나물을 넣고 마지막에 넣을 재료가 있는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냉장고를 뒤지고 기억을 되살리려 눈을 감고 머리를 쥐어짜도 떠오르지를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콩나물을 많이 넣어 국물과 비율을 맞췄다.육개장이 아니고 콩나물국이 되어버렸다.다음날 고구마를 찌려고 박스를 열었더니 신문지에 싼 박이 얌전히 있었다. 2. 쌀뜨물주부라는 평생직업, 퇴직 걱정이 없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며 가끔 너스레를 떤다.주부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며 주부생활을 아직은 즐기는 편이지만 삼식세끼는 가장 큰 부담.다행인 게 밥식이 아니..

나의 이야기 2026.09.17

동기 부여

가을 학기가 시작되었다.지난여름의 더위는 기상 이변이 잦아서 어느 정도 예측은 했지만 상상초월이었다.집안을 맴돌다 복지관 나들이에 조금은 설레었다.컴퓨터, AI 디지털, 필라테스, 3과목 신청에 2과목이 추첨에 당첨.당첨된 AI 디지털과 필라테스, 2과목은 시간이 중복되어서 필라테스는 포기를 했다. 낮의 날씨는 아직 더웠지만 걸을만하다.봄학기 3개월 동안 정이 들었던지 복지관 정문을 들어서니 흥얼거려진다.왼쪽 완만한 언덕바지에 놓인 벤치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지난 학기, 수업 마치고 나면 언니랑 저곳에서 참 많은 얘기를 하며 즐거워했다.올해도 필라테스를 하는 언니랑 마치는 시간이 같으니 저곳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웬만한 건 유튜브로 배울 수 있는 세상이다. 구태어 시간을 내어서 복지관으로 가야..

나의 이야기 2026.09.08

소리 내어서 책 읽기

목소리가 커졌다.내 청력이 약해졌나 귀 기울여보니 아닌 것 같다.올해 초 건강검진을 받을 때도 아주 정상이었다.상대방이 내 말을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주위의 사람들이 또래 이거나 대체로 연장자이니 약해진 청력을 감안하더라도 뭔가 나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느낌이란 게 있어. 아나운서가 하는 말은 목소리가 크지 않아도 멀리까지 전달이 된다.전문적인 교육을 받았으니 가능하지만 나도 도움을 받으면 조금은 나아질 것 같은 예감으로 검색을 해봤다. *대화를 할 때 화자(話者)의 자세*1. 말을 할 때 중요한 건 화자(話者)가 아닌 상대방2. 화려하게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배려심3.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는 이해할 수 있는 언어4. 목소리의 완급 조절과 정확한 발음5..

나의 이야기 2026.09.03

SB와 함께 / 오디세이 관람

12시에 SB와 만나기로 한 약속 때문에 서둘렀다.늘 겪는 일이지만 외출을 할 때 남편 식사가 제일 신경이 쓰인다. 냉장고 문을 열면 바로 보이고 제일 손쉬운 곳에 반찬을 모으고 전자렌즈에 데워야 할 것과 구별포도는 낱알을 따서 씻었고 더 필요하면 자두는 여기, 고구마는 껍질째 먹을 수 있도록 깨끗이 씻었고 계란 삶은 것은 식탁에 있고요~~~ 깨알 같은 설명. 이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이 SB 생일며칠 전, 조심스러웠지만 생일날 영화 보고 밥 먹자는 제안을 했더니 무척 좋아했다. 네가 시간이 되나? 오히려 묻는다.나야 늘......내가 가끔 가는 CGV에는 예약이 되질 않는다. 요즘 상영 중인 '오디세이'의 아이맥스 상영관 티켓 암표 문제 때문인 것 같다.좋은 좌석에 앉으려면 미리 ..

나의 이야기 2026.09.02

배 부른 고양이와 철없는 새끼 쥐

콩나물 반찬만 있으면 좋다는 남편, 물만 주면 쑥쑥 잘 자라는 콩나물, 그래서 키가 많이 컸나?콩나물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식재료 구입할 때 항상 챙긴다.이번엔 양이 너무 많다."SB야 너 콩나물 좋아해?""콩나물 좋아하지, 얼마나 맛있는데." 아름드리 아카시아나무에서 떨어진 색 바랜 꽃잎들로 만들어진 꽃잎길, 은행나무 전나무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파트 현관 입구의 쉼터에 놓여 있는 벤치는 오며 가며 앉아 쉬는 곳. 이곳 돌길에서 넘어져 손목뼈를 다친 곳이기도 하다.조금 위축된 SB를 위해서 작은 이유라도 만들어서 만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이곳이면 충분하다. 저길 봐라!쉼터의 조경을 위해 세워둔 바위틈 사이에서 나온 새끼 쥐와 고양이가 친구처럼 어울려 있다.고양이 다리 사이를 새끼 쥐가 들락..

나의 이야기 2026.08.28

경주에서

'노후에는 경주에서 살아도 좋을 것 같다.'젊을 때부터 남편이 하던 소리다.공기도 좋고 볼 곳도 많고 조금만 나가면 바다가 있고 운동하기도 좋다는 이유였다.그런데포항 지진 이후는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경주도 지진 여파가 있었고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살면서 가장 많이 간 지역이 경주다.코오롱호텔이 직장의 하계 숙소여서 1년에 최소 한 번은 갔다.산지회를 즐기는 사람들은 대구와 포항 고속도로가 생긴 후로는 포항으로 바로 가지만예전에는 경주와 감포, 패키지로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었다.아이들이 어렸을 땐 교육에 좋은 곳이라며 가기도 했다. 보문호의 고목이 된 벚나무는 사계절마다 다른 멋스러움으로고도(古都) 경주의 명물로 꼽혔다.봄이면 전국에서 벚꽃을 보려는 상춘객이 몰려들어경주 입구에서 되돌아온 일도..

나의 이야기 2026.08.26

까마귀 엿보기

아침에 환기를 위해서 주방 창문을 열면 제일 먼저 아파트 뒷동의 굴뚝(?) 구멍을 본다.까마귀의 안식처인 걸 얼마 전에 알았다.이른 아침 먹이를 구하려 갔는지 없을 때도 있고 있을 때도 있다. 늘 한 마리만 보였는데 두 마리가 있는 모습을 본 건 딱 두 번뿐이다. 그런데 두 마리가 갑자기 한 마리만 보이는 걸 보았는데 굴뚝 안의 구조와 까마귀의 자세에 따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 것 같다. 아파트 옥상(1호 라인 꼭대기층 위)에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지만 가슴까지 오는 높이의 육각형의 시멘트 탑이 있다.이불 빨래를 해서 널어놓으면 햇살을 받아서 보송보송한 이불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요즘은 또 다른 용도로 이용한다.온몸의 무게를 실어도 꿈쩍도 않는, 아파트가 무너지지 않는 한 그 자리에 버티고 있을 만큼..

나의 이야기 2026.08.20

딸과 손녀

시간 없는 너네가 올래?시간 많은 우리가 갈까?차라리 시원한 가을에 우리가 갈 테니 고민 끝내자.~~~ 엄마 마음가을은 가을이고 지금의 두 경우를 생각해서 예매부터 먼저 할게요~~~ 딸의 마음 기동력이 빠른 딸과 손녀가 왔다.손녀와 만나면 포옹과 동시에 키재기를 한다. 손가락이 길쭉한 손을 펴서 높이를 비교하며 얼마나 자랐나를 가늠한다.키가 제일 작은 할머니의 키를 넘기는 게 1차 목표인 것 같다. 식성이 다르지만 특별한 날이니 평소에 잘 가지 않는 빕스에 예약을 한 딸.식사량이 적은 우리 식구들에겐 조금 억울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예상은 적중했다. 딸은 부모님의 주종(酒種)을 챙기며 편식을 하는 손녀를 챙기기에 바빠서 자신은 제대로 먹지를 못한다.남편과 손녀가 먹지 못한 걸 대신이라도 먹어야 하듯이 내..

나의 이야기 202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