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45

어버이날/우리 돈 많잖아요

띵똥~~꽃배달입니다.감사합니다. 오늘은 어버이날고사리 손으로 가슴에 달아주던 카네이션이 무한 뿌듯할 수가 없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언제부턴가 가슴에 다는 게 부담스러워 컵에다 꽂아 두기에 익숙했다.시대가 바뀌면서 실용적인 걸 좋아하는 부모님들을 위한 카네이션 화분이 등장한다. 몇 년 전 꽃바구니를 받고 너무 좋아했더니 "아이고 우리 엄마, 너무 건조하게 사셨구나 자주 보내드려야겠다"라고 하던 아들의 선물이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너무 예쁘다."꽃보다 돈이 더 좋은데."분위기 깨는 남편"우리 돈 많잖아요." 오래 전 어느 새해 큰 형님이 아래 동서들에게 세배돈이라면서 10만 원이 든 봉투를 주셨다. 검소하고 알뜰한 성격의 형님으로서는 그러지 않아도 될 일에 큰 마음을 쓰신 거다.오히려 작은 돈이라며 목소..

나의 이야기 2025.05.11

예쁜이들

"장모님!""요즘은 우리 집 두 여인에게 작은 예쁜이, 큰 예쁜이, 이렇게 불러요.""오~좋다.""그럼 큰 예쁜이는 너를 어떻게 불러?"" '멋진 남'이라고 부르려는데 '미남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어요.""맞아, '미남이' 더 어울려."(다이어트가 필요) "아들은 며느리에게 예쁜아 부르고, 넌 아내와 딸에게 작은 예쁜이, 큰 예쁜이 부르는데 나는 뭐야.""여자 4명 중에 나만 예쁜이 소리 들어보지 못했잖아.""학력은 딸리고 나이가 많긴 해도 다른 일 잘하는 것도 많은데...... ""그럼 작은 예쁜이, 중간 예쁜이, 큰 예쁜이라고 불러드릴까요?""남편에게 들어야지.""엄마, 아빠 흠칫했어요.ㅎ"웃고 있던 딸이 끼어든다. 부끄러워서 여보라는 호칭도 불러보지 못하고 '보이소'라고 부르는데 손녀가 어릴 때 할아..

나의 이야기 2025.05.09

낯선 길을 헤매는 즐거움

'낯선 길을 헤매는 즐거움'14년 전 행시로 썼는 제목이 생각난다.늦었지만 실천에 옮겨보자. 어느 티벗 님의 포스팅으로 알게 된 능수도화가 늘어진 도진리 무릉도원어릴 때 고향에서 보고 자란 늘어진 수양버들의 기억 때문인지 꽃도 휘휘 늘어진 능수벚꽃, 능수매화가 더 멋져 보였다.도화꽃이 아름다운데 늘어진 멋진 자태를 보는 순간 여기는 꼭 가봐야 해, 결심은 섰다.검색을 해보았다.누구랑 갈까? 무엇을 하든 결이 맞는 사람이 있다.여행이나 공연 관람, 전시, 게임, 드라이브, 산책, 맛난 음식, 음주, 봉사, 일 등등동반자와 결이 맞으면 기쁨은 배가 된다.여행은 아들과 셋째 언니가 결이 맞다. 구경할 곳 상세히 보고 감탄하고 사진 찍으며 여유를 즐긴다. 이왕 왔으니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주의다.대충대충..

나의 이야기 2025.04.28

신천

주꾸미를 먹을까요?만두와 팥찐빵을 먹을까요?수성못은 좌측, 가창은 직진이다.갈림길에서 망설였다.직진하자! 돌다리를 건너려는데 다리 복판에 대형 골든 레트리버가 뚫어지게 물을 응시하고 있다. 연세 지긋한 아저씨와 함께.왜 저러고 섰지?가까이 가서 보니 물고기 삼매경에 빠져있다.팔뚝만 한 물고기들과 아주 어린 송사리들의 유영이 신기했던 모양이다.그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귀여워서 물고기보다 골든 레트리버에 빠져 있는데 다리를 벌써 건넌 남편은 지루한 눈치다.이럴 땐 후다닥 달려가는 게 습관이고 불만이고 좋은 관계 유지법이다.신천은 물이 맑으니 물고기들이 많고 날아드는 새들의 수도 많아졌다. 상동교에서 가창교까지 걸으면 백로는 2마리 정도가 날아다니는 걸 보았는데 이젠 곳곳에 보인다. 오늘은 왜가리도 보았다...

나의 이야기 2025.04.27

화원유원지 1/사문진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랫빛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즐겨 부르던 노래의 나의 금모래는 이곳 사문진 나루터에서 반짝이던 모래다.아득히 오래전 결혼 후 처음, 남편 고향인 고령군 다산면으로 갈 때 눈앞에 펼쳐진 강, 모래, 갈대숲......산소를 갈 때는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건너야 갈 수 있었다.자가용이 보금 되고부터는 바지선에 승용차도 함께 싣고 배를 건너던 시절, 지금 손녀에게 나룻배로 강을 건넜다는 얘기를 하면 내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들을 때와 같은 느낌일 것 같다. 사문진교가 설치된 후부터 나루터는 한낮의 꿈처럼 잊고 살았다. 사람 사는 곳, 자고 나면 변하기를 수십 년 경험하다 보니 무뎌진 탓인가.나이가 들면 옛것이 그리워지는 법, 어느 티벗 님..

나의 이야기 2025.04.21

선돌곶/해파랑길 12 코스

집순이 봄바람났다.자의 반 타의 반, 집순이가 되더니자의 반 타의 반, 봄 바람나버렸다. 오늘은 경주를 거쳐 바닷가로 목적지를 정했다.순전히 남편 의사대로다."매일 보는 산, 바다라도 봐야지."나머지 사람은 말없이 순종~~ 대구에서 가장 부담 없이 가는 곳이 경주고, 거쳐서 갈림길에서 감포나 울산 쪽으로 방향을 정하면 된다.경주에 볼 곳은 많지만 보문호 우측으로 돌아가는 길가의 수양 벚꽃길이 좋았다. 지금은 도로가 넓혀지면서 매몰되었지만 고목에서 늘어진 가지가 바람결에 흔들리는 아름다움은 '머무르고 싶은 순간'이다. 조금 불편해도 가치가 있는 옛 것은 보존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보문호 주위를 '드라이브 스루'로 찰칵찰칵~~ 놀이 공원을 지날 땐 아쉬움만 가득~ 해파랑길 12코스의 일부 구간 바위..

나의 이야기 2025.04.10

동촌 유원지의 벚꽃

동촌 유원지마음만 먹으면 대중교통으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집 앞에서 버스를 타면 다른 버스나 전철을 바꿔 타면 되는데 반세기가 지나도록 예쁜 추억 하나만 껴안고 살아왔다.며칠 전 칠곡을 돌아 팔공산을 드라이브하면서 아양교를 지날 때 벚꽃 무리를 보았다.동촌 유원지라는 말에, 이 봄에는 꼭 가보고야 말리라~~ 동촌유원지는 금호강변에 조성되어 있으며 면적은 145만㎡(44만 평)이다. 1965년 유원지로 지정되었다.이곳에는 해맞이다리, 유선장, 체육시설, 유기장 및 상가 약 80여 곳 등 각종 위락시설, 영남 제1관, 자전거 경기장, 실내 롤러 스케이트장 등이 위치해 있으며 오리배, 모터보트도 탈 수 있다.대구광역시는 2008년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새롭게 단장하였고 시내에 있던 대구기상청도 이곳으로..

나의 이야기 2025.04.07

진달래꽃/앞산 산불

[春來不似春]내 마음을 꿰뚫은 듯하다.이른 봄꽃이 다투어 피는데 무심한 눈길만 보낸다.서럽도록 아름다운 꽃진달래꽃이 보고 싶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영변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꼬집고 할퀴어서 보내드리오리다학창 시절 국어 선생님의 진달래꽃 시를 해석하시며 옛 여인과 요즘 여인들의 유머러스한 비교에 웃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진달래는 앞산의 큰골에 많이 피어있다.마음도 달랠 겸 나섰는데 하늘에 소방 헬기가 날고 길에는 소방차가 요란하다.군데군데 경찰이 보인다.산에 불이 났으니 입산은 금지, 인도는 괜찮다고 하는데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경북 대형 산불 때문에 ..

나의 이야기 2025.04.04

산불/봄꽃보다 단비

짙은 회색빛 하늘, 구름이 빠르게 흐르더니 빗방울이 툭툭 유리에 부딪힌다.비다!5분도 지나지 않아 한쪽 하늘이 훤히 밝아진다.기다리던 비는 몇 방울 오지 않고 그쳤다.여기는 상관없다.산불이 난 곳에 한 방울이라도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예상 강수량으로는 속도는 늦출 수 있어도 진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지만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이다. 며칠 전부터 계속 한숨만 나온다.재난 방송을 보면 지옥이 있다면 산불 현장일 것 같다.  강풍을 타고 날개를 단 듯 날아다니는 불티를 누가 막겠나.  예전의 산불에는 인명 피해는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인명피해도 많다. 주로 노약자지만 진화 대원과 소방 헬기 조종하시는 분도 화를 당하셨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다.무거운 물통, 방염 진화복 마스크 등 보호장비로 무장..

나의 이야기 202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