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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뒷길

꽃의 계절눈길이 닿는 곳마다 꽃이다.같은 꽃이라도 어떤 곳에 피어있는지 느낌은 전혀 다르다.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나는 바위 틈새 소담스럽게 핀 꽃을 좋아한다.산도 좋지만 강이나 바닷가처럼 물이 배경이 되면 더 좋다. 아파트 뒷길일방통행이고 장시간 주차하는 차들이 늘어서 있어서 다소 삭막한 느낌이지만 맞은편 HS고등학교 경계목인 편백의 사철 푸르름이 좋다. 밤이면 너무 조용해서 혼자 다니기는 무섭다. 어느 날 학교 입구의 도로에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문구와 웃고 있는 경찰 이모티콘이 환히 보였다. 전봇대에 영상 설치를 한 모양이다.경찰의 세심한 배려에 고맙고 든든하다는 생각에, '우리나라 좋은 나라!' 속으로 읊조려본다.근래엔 인도에 새로운 포장을 해서 색깔도 예쁘고 밟는 느낌도 부드러워 뒷..

나의 이야기 2025.05.27

향기

후끈 달아오른 느낌의 날씨다.지열이 없으니 걷는데 무리는 없다.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자는 결심을 실천 중이다.게으름으로 오래 미루었던 통장을 압축 정리를 하고 새 통장으로 발급받았다. 깔끔하다. 머리 커트도 하자.외출 시에는 모자를 쓰면 편하니 미루던 커트였는데 실내에서 모자를 벗으면 웃기는 모습이 된다. 급하면 두건을 쓰기도 하고 스카프로 이상하게 보이는 두상을 감추기도 하는데 잦으면 두피와 머리카락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다. 쥐똥나무 미장원까지 걸어서 가자.집에서 미장원까지 걷기는 애매한 거리지만 은행이 중간에 있으니 이미 반쯤 왔다.걸을 때는 나만의 규칙이 있다.바른 자세로 걷기가 기본이다.좋은 기분으로 누구를 생각하거나 무얼 해 먹을까, 정리되지 않은 일이나 이런저런 생각은 자유다. 그러다 예..

나의 이야기 2025.05.22

사부작 사부작~~~

좋다.여유롭다.무엇엔가 쫓기던 시간들에서 탈출에 성공했다.고민의 시간이 필요했고 충분히 심사숙고한 결과다.백화등(백화마삭줄) 부모의 역할이 끝나고 사회의 일선에서 물러나면 시간이 여유롭고 가끔은 심심할 때도 있을 줄 알았다.심심할 때면 아무 생각 않고 그대로 멍 때리며 있어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세상만사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진실 하나. 소소한 일상을 남기고 싶었다.세월이 많이 지나 호호할머니가 되고 가끔은 무료할 때가 있을 것이다. 좋아하던 사람들과도 이별이 많을 테고 내 의지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많을 것이다. 그럴 때면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는 즐거움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또 있다.내가 세상에 없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이곳을 통해 엄마를 볼 수 있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나의 이야기 2025.05.21

어버이날/우리 돈 많잖아요

띵똥~~꽃배달입니다.감사합니다. 오늘은 어버이날고사리 손으로 가슴에 달아주던 카네이션이 무한 뿌듯할 수가 없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언제부턴가 가슴에 다는 게 부담스러워 컵에다 꽂아 두기에 익숙했다.시대가 바뀌면서 실용적인 걸 좋아하는 부모님들을 위한 카네이션 화분이 등장한다. 몇 년 전 꽃바구니를 받고 너무 좋아했더니 "아이고 우리 엄마, 너무 건조하게 사셨구나 자주 보내드려야겠다"라고 하던 아들의 선물이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너무 예쁘다."꽃보다 돈이 더 좋은데."분위기 깨는 남편"우리 돈 많잖아요." 오래 전 어느 새해 큰 형님이 아래 동서들에게 세배돈이라면서 10만 원이 든 봉투를 주셨다. 검소하고 알뜰한 성격의 형님으로서는 그러지 않아도 될 일에 큰 마음을 쓰신 거다.오히려 작은 돈이라며 목소..

나의 이야기 2025.05.11

예쁜이들

"장모님!""요즘은 우리 집 두 여인에게 작은 예쁜이, 큰 예쁜이, 이렇게 불러요.""오~좋다.""그럼 큰 예쁜이는 너를 어떻게 불러?"" '멋진 남'이라고 부르려는데 '미남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어요.""맞아, '미남이' 더 어울려."(다이어트가 필요) "아들은 며느리에게 예쁜아 부르고, 넌 아내와 딸에게 작은 예쁜이, 큰 예쁜이 부르는데 나는 뭐야.""여자 4명 중에 나만 예쁜이 소리 들어보지 못했잖아.""학력은 딸리고 나이가 많긴 해도 다른 일 잘하는 것도 많은데...... ""그럼 작은 예쁜이, 중간 예쁜이, 큰 예쁜이라고 불러드릴까요?""남편에게 들어야지.""엄마, 아빠 흠칫했어요.ㅎ"웃고 있던 딸이 끼어든다. 부끄러워서 여보라는 호칭도 불러보지 못하고 '보이소'라고 부르는데 손녀가 어릴 때 할아..

나의 이야기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