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51

혼자만의 파티

일 년에 한두 번 갖는 나만의 시간예전부터 이날은 나 홀로 파티를 즐기는 밤이다.오늘이 그날이다. 젊은 남녀들의 로망이 결혼하기 전에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자유로운 혼자만의 생활이라고 한다.처음 들었을 때는 이해를 하기보다는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헌신적인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을 귀찮은 잔소리로 듣는 것 자체가 불효막심하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가정의 아내로서 엄마로서 살아온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면 이해가 간다.사람은 누구나 독립된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복되는 일상적인 가사 일을 주부가 도맡아 하는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가족의 일에서 떠나 나만의 시간이 얼마나 절실한 줄 모른다.그 시간에 멍하니 앉아 있는 일조차도 나만의 행복일 수 있다.이 글을 주부들이 보면 맞다고 맞장구를 치겠지만 혹시..

나의 이야기 2011.04.09

나의 봄은 어디에~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만날 날은 아득하다 기약이 없네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고한갓되이 꽃잎만 맺으려는가~~ 해마다 벚꽃이 피면 동심초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꽃샘바람이 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고목에서 방긋 봉오리가 나오면 나의 봄은 시작이다.금세 화사한 꽃이 만개하면 남에서 북으로 벚꽃 축제가 열리고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은 축제에 빠진다.그 아름다움이 오래가지를 못하고 비나 바람이 불면 바로 떨어지는 게 항상 아쉽다.그러나 정말로 벚꽃의 아름다움은 바람에 날리는 꽃비가 아닐까 싶다.흩날리는 꽃잎을 보면 세상은 너무 아름다워 그냥 모든 게 감사해서 눈물이 핑 돌 때도 있다.이때쯤에는 나의 동심초 가락은 애절해지고 원래의 곡에 푹 빠져 조금의 가슴앓이를 하는 버릇이 있다. 올해도 집 앞 가로수에..

나의 이야기 2011.04.07

나는 가수다/다시 또 탈락하면 그때는 어떻게 할겁니까?

오늘은 금요일,드라마를 좋아하지만 지상파 방송에서는 일일 드라마 외에는 드라마가 없는 날이다.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나는 가수다' 재방송을 보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방송 사고가 났고 관계된 사람들의 기사도 본 기억이 나서 유심히 보았다.케이블채널 엠넷에서 [슈퍼스타K2] 가 인기몰이를 한 이후 다투어 비슷한 프로가 많았지만 눈여겨본 일도 없고 관심도 없었다. 7명이 도전하여 1명을 탈락시키는 규칙이 정해져 있는데 500명의 청중 평가단이 투표를 한다.10대에서 50대로 100명씩 균형을 맞춘 것도 공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요즈음 가요 잔치는 젊은 층이 주류가 되어버렸고 편향된 음악만 들어오던 터라 내심 반가웠다.윤도현 김건모 백지영 이소라는 잘 알지만 박정현 정엽 김범수는 잘 모르는 젊은 가수..

나의 이야기 2011.03.26

세월이 약이랍니다~~

토끼야 토끼야 산속에 토끼야~겨울이 오면은 무얼 먹고 사느냐~흰 눈이 내리면은 무얼 먹고 사느냐~우리가 동요를 부를 때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일 때에 저절로 나오게 된다. "여기 좀 나와 보세요."컴퓨터를 보고 있던 남편이 "무슨 일인데?" 하면서 부엌으로 나왔다.식탁 위에 놓인 빵, 과자, 과일, 건강식품이 소복이 있는 걸 가리켰다."밖은 너무 춥다고 난리가 났는데 우리 집은 햇볕이 깊이 잘 들고 조금만 보일러를 돌려도 따뜻해서 좋은데이렇게 먹을 것까지 준비가 되어 있으니 갑자기 산토끼 노래가 나와요.아! 너무 좋다.""그럼, 행복도 자신이 마음먹기에 달렸지." 며칠 전 추운 날 남편과 나눈 대화다.진심으로 이런 마음이 들기까지 10년이란 세월을 애써 외면하며 돌아왔다.2000년 10월 추석이 지난..

나의 이야기 2011.02.25

눈 내리는 마을

기다림~~언제나 살아가는데 작은 희망으로 나를 즐겁게 한다.얼마나 기다렸나.온 세상이 새하얗게 덮이는 눈의 세계를.눈이 좋아 닉도 '눈 내리는 마을'로 지었는데 간소화하라는 주문에 '눈님'으로 줄였다. 기상 이변으로 올봄에는 4월에도 눈이 내리더니 눈이 귀한 대구에 폭설이 내렸다.기상대에 의하면 15 센티가 내렸지만 더 내릴 것이라니 마냥 좋아라만 할 일이 아닌 것 같다.이미 먼저 내린 강원도의 피해는 엄청나지만 부산에도 눈 피해가 많다는 보도가 나오고 내일이면 또 다른 뉴스가 전해질 것이다. 베란다를 통해 보이는 밖은 온통 눈 세상이다.하늘과 산은 경계선이 희미하고 가로수는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다.아파트 주차장에 꽉 찬 차들도 오랜만에 하얗고 포근한 이불을 덮고 휴식을 취..

나의 이야기 2011.02.15

내가 행시를 쓰는 이유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아 행시를 쓰고 있다.느지막에 얻은 작은 행복이 습관이 되어버렸다.3년 전 우연하게 모 카페의 삼행시 코너에서 재미로 시작한 게 인연이 될 줄이야.행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가입되어 있는 카페에 회원이 되어 많은 행시인들 틈에서 조심스레 글을 올렸다.너무나 멋진 글들이 쏟아지니 졸작의 글이 창피하였지만 많은 분들의 격려와 배려로 계속 쓰게 된 것이 지금 생각하면 꿈같다. 학창 시절 문학에는 전혀 소질이 없었다.교과서에 나오는 시는 모범생답게 외우긴 했지만 그다지 감동도 흥미도 없었다.그런데 둘째 언니는 시인이 되고 싶어 했다.김소월 시를 낭송하는 걸 언니 등에 업혀서 자주 들었다.초등학교 시절에는 초혼의 애절한 부르짖음이나 진달래 꽃의 착하지만 앙팡진 여인의 속내를 엿보면서..

나의 이야기 2011.01.22

번개팅

해가 바뀌었다.2달 동안 시간이 가는지 세월이 가는지 생각도 못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바빴다.몸은 힘이 들었어도 많이 활발해지고 삶의 현장에서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어려움에 처했던 언니가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주위에서 이렇게 의좋은 자매는 처음 본다는 칭찬에 뿌듯하고 막내로서 항상 사랑만 받았는데 조금은 갚게 되어 너무 기쁘다. 바쁘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니 조금은 답답해서 외출을 하려는데...울리는 폰 소리~언제나 넉넉한 베풂을 좋아하는 가은이네 아빠의 전화다."우리 오늘 번개팅하자."번개팅이란 말을 넷상의 카페에서나 쓰는 말인 줄 알았다.~ 폭소거짓말처럼 모두 찬성이다.예전 같으면 갑작스러운 약속은 꼭 누군가 빠지게 되는데.아마도 나이가 들어가니 ..

나의 이야기 2011.01.09

막차를 기다리며

아이야 인생을 알려거든무심히 흘러가는 강을 보라사랑이 무어냐고 철 없이 묻지 말고한 떨기 피어난 꽃을 보라저 타오르는 아침 해와도 같은 아이야저 바람 부는 세상을 어찌 네가 알까슬프고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거든아이야 네 가슴 열어주렴 노랫말이 좋은 '바람 부는 세상'이다.가요방 가면 분위기가 어우러지기 전 막간을 이용할 때 꼭 부르는 곡이다.그런데 이 곡을 대구의 가장 번화가인 중앙로에서 늦은 밤 독창을 했다?달은 반쯤 기울고 중앙로의 가로등은 졸고 있다.도시 미관상 만들어 놓은 인조 물길은 불빛을 받아 반짝이며 조용히 흐르고마지막 버스는 12분을 기다려야 한다.상가는 대부분 문을 닫았고 또 닫으려고 지친 하루의 무거운 몸짓을 하고 있다.정지된 모습이 싫어 물길을 따라 걷노라니 흥얼거려지는 작은 소리보는 ..

나의 이야기 2010.11.26

샛노란 은행 잎의 낭만

이제 가을의 끝자락에서 아침저녁은 완연한 겨울이다.아침잠이 유난히 많지만 요즈음은 정상적으로 기상을 하고 출근을 한다.젊었을 때부터 가사에 매달리지 않고 나름대로 독립된 일을 했으면 꽤 유능했을 텐데..나이가 들면서 많이 후회되는 부분이다. 언젠가 딸아이가 낙서로 긁적거린 글에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꽤나 고민을 한 것을 보았다.노희경 작가를 좋아하고 그녀의 글 속의 가족에 대한 일부를 옮겨 놓기도 하고.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게 가족이고 살을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게 가족이고 핏줄이다. 좋을 때도 있고 때로는 부담이 될 때도 있다. 셋째 언니와는 나이 차이는 다섯 살 밖에 나지 않지만 엄마처럼 푸근하다.가까이 살면서 서로에게 참으로 많은 힘이 된다.그런 언니에게 좋지 않은 일이 계속 일어난다.음..

나의 이야기 2010.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