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막차를 기다리며

눈님* 2010. 11. 26. 01:30

아이야 인생을 알려거든

무심히 흘러가는 강을 보라

사랑이 무어냐고 철 없이 묻지 말고

한 떨기 피어난 꽃을 보라

저 타오르는 아침 해와도 같은 아이야

저 바람 부는 세상을 어찌 네가 알까

슬프고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거든

아이야 네 가슴 열어주렴

 

노랫말이 좋은 '바람 부는 세상'이다.

가요방 가면 분위기가 어우러지기 전 막간을 이용할 때 꼭 부르는 곡이다.

그런데 이 곡을 대구의 가장 번화가인 중앙로에서 늦은 밤 독창을 했다?

달은 반쯤 기울고 중앙로의 가로등은 졸고 있다.

도시 미관상 만들어 놓은 인조 물길은 불빛을 받아 반짝이며 조용히 흐르고

마지막 버스는 12분을 기다려야 한다.

상가는 대부분 문을 닫았고 또 닫으려고 지친 하루의 무거운 몸짓을 하고 있다.

정지된 모습이 싫어 물길을 따라 걷노라니 흥얼거려지는 작은 소리

보는 사람도 없지만 본다고 해도 부끄러울 게 없을 것 같다.

참 좋다.

어둠이 좋다.

노래가 좋다.

이런 것도 행복이구나.

 

인숙이는 나의 둘도 없는 친구다.

개인적인 일은 물론 집안일 속속들이 알고 의논하는 사이~

또 무엇인가 힘든 일이 있나 보다.

사위랑 딸~ 가족의 나들이를 언니 식당으로 와서 우연찮게 합석을 하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 무언의 통하는 마음에 주고받은 몇 잔의 술이 간이 큰 여자로 만들어 버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활이 조금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

가족 간에도 화목했으면 좋겠다.

나이 들어가며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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