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來不似春]
내 마음을 꿰뚫은 듯하다.
이른 봄꽃이 다투어 피는데 무심한 눈길만 보낸다.
서럽도록 아름다운 꽃
진달래꽃이 보고 싶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꼬집고 할퀴어서 보내드리오리다
학창 시절 국어 선생님의 진달래꽃 시를 해석하시며 옛 여인과 요즘 여인들의 유머러스한 비교에 웃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진달래는 앞산의 큰골에 많이 피어있다.
마음도 달랠 겸 나섰는데 하늘에 소방 헬기가 날고 길에는 소방차가 요란하다.
군데군데 경찰이 보인다.
산에 불이 났으니 입산은 금지, 인도는 괜찮다고 하는데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경북 대형 산불 때문에 계속 가슴 졸였고 밤마다 어두운 앞산을 훑어보았는데 낮에 불이 났다니 불행 중 그나마 다행이다.
가까이서 분주히 나는 소방 헬기를 보는 것도, 직접 물을 쏟아붓는 것도 처음 본다.
충돌을 막기 위함인지 다른 방향에서 움직이는 걸 보니 수성못과 송해공원의 옥연지에서 물을 담아 오는 것 같다.
길의 일부가 통제되고 공무원들이 곳곳에 배치되고 소방차, 119 구급차도 대기하고 있었다.
가까이서 물을 활용할 수 있었고, 초기 진화로 30분 만에 진화.
대형산불로 우리 집 쪽 산으로 번졌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산불의 초기 진화의 중요성 또 한 번 느낀다.



매미가 휩쓸기 전 늘어진 개나리 언덕은 정말 아름다웠다.
드라이브 코스로 멋진 곳
예전만은 못해도 제법 어우러진 앞산 옛길(舊道)



6.25 전쟁, 나라를 위해 희생한 대구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충혼탑
1971년 건립~ 2017년 리모델링
충혼탑을 오르는 계단에 앉아서 데이트를 하던 중에 육영수 여사 총격 사망 소식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행사 중

대덕 문화 전당과 연결된 육교


앞산 해넘이 전망대와 하늘다리
조명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야경이 더 아름다울 것 같다



앞산 도시형 캠핑장을 만들었다가 실 면적 초과로 허가 불허로 용도 변경
숲 속 책 쉼터, 반려동물 놀이터, 천문관축대인 별마당으로 다시 조성된다.




앞산의 8골(용두골, 가창골, 고산골,큰골, 안지랑골,골안골, 매자골, 달비골)마다 색다른 볼거리가 있고 역사 유적지, 도서관, 문화의 전당 공원 등이 있지만 잘 가지를 않는다.
진달래꽃을 보기 위해 나선 길에 충격적인 산불 현장을 멀리하고 해넘이 전망대까지 걸어보았다.
여기까지 오면 그냥 가긴 아쉽다.
안지랑 막창 골목에서 화덕에서 초벌구이한 곱창의 참맛에 빠진 날.

아파트 앞의 벚꽃
낮과 밤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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