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요즘은 우리 집 두 여인에게 작은 예쁜이, 큰 예쁜이, 이렇게 불러요."
"오~좋다."
"그럼 큰 예쁜이는 너를 어떻게 불러?"
" '멋진 남'이라고 부르려는데 '미남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어요."
"맞아, '미남이' 더 어울려."(다이어트가 필요)
"아들은 며느리에게 예쁜아 부르고, 넌 아내와 딸에게 작은 예쁜이, 큰 예쁜이 부르는데 나는 뭐야."
"여자 4명 중에 나만 예쁜이 소리 들어보지 못했잖아."
"학력은 딸리고 나이가 많긴 해도 다른 일 잘하는 것도 많은데...... "
"그럼 작은 예쁜이, 중간 예쁜이, 큰 예쁜이라고 불러드릴까요?"
"남편에게 들어야지."
"엄마, 아빠 흠칫했어요.ㅎ"
웃고 있던 딸이 끼어든다.
부끄러워서 여보라는 호칭도 불러보지 못하고 '보이소'라고 부르는데 손녀가 어릴 때 할아버지 이름이 '보이소'인 줄 알았다고.
나이가 드니 유명인들처럼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더위도 오지 않았는데 정신줄을 놓았는지 참.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아들 부부는 먼저 떠났고,
한 끼 식사는 간편히 집 앞에서 먹자.
서울 음식은 어느 곳을 가나 기본 맛은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먹는 김치찌개, 맛이 좋아 먹방 중인데 남편이 큼직한 양념불고기 덩이를 주면서 "우리 예쁜이 이것도 먹어봐라."
"어떡해~"
"오, 아빠 멋진데."

고전적 이별의 서울역
자녀들과의 짧은 만남은 늘 이별이 아쉽다.
승용차가 아닌 열차를 이용할 때는 남들의 시선으로는 조금 넘치는 이별의 장면이 연출된다.
포옹과 열차가 멀어져 서로의 존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흔드는 손.
이번에는 더 발전되었다.
딸의 입술을 스치는 포옹~
아빠, 엄마가 진짜 연세가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는데 어쩌면 짠해서 더 애정 표현을 했는 게 아닐까?
차창을 사이에 두고 차가 출발할 때까지 웃으며 통화를 하는 장면이 더 자연스러웠다.
기차 여행의 묘미지 싶다.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매일 마주하는 가족하고 친밀하게 잘 지내는 게 제일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잘 살고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짧은 시간 서로에게 최선을 다한 며칠이다.
202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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