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실수

눈님* 2023. 11. 27. 23:22

허탈하다.

밤새워 쓴 글을 날려버렸다.

화가 나기보다 안타까워 견딜 수가 없다.

지난번에도 쓴 글이 등록이 되지를 않아 컴퓨터를 켜둔 상태를 밤새도록 유지한 체

다음날 서비스센터에 들려 도움을 받아 글을 보호했다.

궁금한 게 많았지만 대기 손님이 너무 많아 상황 설명도 듣지 못하고 돌아온 게 문제였다.

똑같은 상황인데 문제 해결방법을 찾아봐도 컴퓨터 전문용어로만 쓰여있어서 알 수가 없었다.

뒤돌아 나오지도 못하고 등록도 되지를 않은 상태로 컴퓨터를 강제로 꺼버렸다.

 

다음날 서비스를 받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또 실수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다.

다른 구역 서비스센터로 가기로 마음먹고 환승을 하는데 욱하는 성질이 터질락 말락~~

대중교통 이용과 환승 시스템에 익숙할 때도 됐는데......

 

무심히 밖을 바라보니 은행잎이 떨어진 노란 거리가 길게 펼쳐진다.

위로 올려보니 나무에도 잎들이 별처럼 반짝인다.

예쁘다.

은행나무 가로수길~

금 새 우울한 기분이 사라졌다.

참 가벼운 여자의 마음

실수가 없었더라면 아쉬웠던 가을의 정취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서비스센터는 바로 찾았다.

조금 한가한 것도 마음에 든다.

대기 순번도 실수 없이 키오스크를 이용하니 뿌듯하다.

그런데 기사님이 여기는 고장 서비스를 하는 곳이고 이런 상태는 고장이 아니라고 한다.

난감하다.

해결 방법도 컴퓨터 전문 용어로 되어있어서 모르겠고 아이들도 멀리 살아서 묻지도 못하고~~

슬픈 눈으로 무지한 노인의 넋두리를 힘없이 널어놓았다.

착한 기사님은 어머니 같다며 직접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줬다.

이해를 잘못하니 아예 메모장을 깔아주며 불안하면 메모장에 먼저 남기고 등록을 시도하라고 일러준다.

대기 손님이 계셔서 더 이상은 안 되지만 또 문제가 생기면 가져오라고 한다.

친절한 젊은이 덕분에 배운 것도 기쁘지만 그런 사람을 만나면 참 기분이 좋아진다.

 

오는 길에 대구 복지센터 내년도 수강생 모집의 안내판을 보았다.

재빨리 사진을 찍었다.

컴퓨터 기초반이 있고 자격증 반이 있다.

신청 기간이 며칠 남았으니 생각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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