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전화를 받았다.
아기 때 많이 업어주었는데 이제는 지천명을 지났다.
엄마와 이모랑 셋이서 겨울바다 보러 가잔다.
불편한 사람은 빼고..
호텔은 미리 예약되어 있다는데, 남편은 어떡하나.
누군가 그랬다.
이제는 눈치 보지 말고 일단 저질러야 된다고.
언니나 나는 여행을 그다지 즐기지를 않는다.
쇼핑이나 집에서 나름대로 내 시간 갖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주위를 보면 건강 때문에 활동에 지장을 받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마음대로 보행을 할 수 없을 때를 생각하면 아찔해서 가능한 기회만 있으면 움직이려고 한다.
여행을 많이 다녀 본 사람이 즐길 줄도 안다는데 우리는 즐길 줄을 잘 모른다.
조카는 젊었을 때 너무 많이 놀았는지 거의 호기심이 없다.
포항 일대에는 볼거리가 많은데 언니에게 새로운 환호공원의 스페이스 워크를 제일 먼저 보여주었다. 재미있는 경험이라며 만족해했다. 영일대해수욕장, 해얀 도로길, 죽도 시장을 둘러본 게 전부다.
언니가 오래 걷는 것도 부담이 되었고 술 한잔하면서 수다 떠는 게 더 편하고 익숙하다.
모두 잠이 든 후 혼자 밤바다를 내려다보니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멀리 오징어잡이의 배에서 반짝이는 불빛, 환호공원의 스페이스 워크, 포스코 일대의 불빛이 반짝인다.
시커먼 바닷물이 하염없이 밀려와 하얀 파도를 만든다.
오고 또 밀려오는 파도는 하얀 선을 겹겹이 만들고..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은 또 다른 신비함을 만들어낸다.
멍하니 서늘한 밤바다와 파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잠을 자려다가 다시 일어났다.
잠자는 것보다 변화무쌍하게 밀려오는 하얀 파도를 보는 것이 더 낫겠다.
밤을 새워도 좋다.
이런 광경을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고 설혹 보더라도 지금과 같은 감정일 수는 없다.
미세한 떨림의 감정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자신에게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잠시 잠들은 것 같은데 눈을 뜨니 아침해가 눈이 부시다.


환호공원의 스페이스 워크도 보이고 오징어잡이배의 불빛도 반짝인다

부서지는 포말

추운 겨울밤 밀려오는 파도에 맞서는 청춘과 우정


젊음의 불꽃놀이


포은 중앙도서관/네 가지 색깔로 바뀌는 LED 조명


동빈 큰 다리

동빈 큰 다리 근처 선착장


송도 해안 길의 야경

출항 준비를 하는 어부상/송도 해안 길

야광으로 아름다운 문구가 나오는 도시 숲공원 입구

둥글둥글~~

조카의 사진이 없어서 남기려고~~




언니는 어디를 가나 작은 글씨의 설명까지 읽어본다

모래에 많은 부분이 묻혔지만 모정은 늘 따뜻해서 찰칵, 담았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모래의 숨결, 물빛과 조우’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
전시전의 모래 작품은 특허받은 제조 기술로 제작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영일교와 영일대


환호공원의 스페이스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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