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들의 응원

눈님* 2024. 9. 7. 00:16

'걱정은 미리 하지 말자'

아는 것과 실천은 별개의 문제다.

싸이월드가 문을  닫음으로 나의 작은 추억이 묻혀 버린 기억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다음 블로그가 티스토리와 합쳐지는 과정에서도 혹여 자료가 그대로 넘겨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다음이 영구적으로 존재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럴 경우 많은 자료를 어떻게 보관할 것인가, 가끔 고민을 한다.

새로운 플랫폼 매체가 나타나고 기존의 매체들이 소멸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의 일상을 적는 게 의미도 있지만 재미있고 즐거움이다.

처음 시작했을 땐 무얼 어떻게 적어야 할지 막막했지만 갑자기 한가해진 시간을 보내기에는 컴퓨터와 노는 일이 제일 나았다.

처음 아들이 컴퓨터를 설치해 주며 싸이월드에 가입해서 일촌을 맺어준 게 시작이었다. 일찍부터 떨어져 사는 걸 아쉬워하는 엄마가 아들 딸의 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게 하면 컴퓨터에 취미를 갖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예상대로 아들, 딸은 물론 그들의 친구 방까지 방문을 해가며 재미있어했다.

그런데 싸이월드가 문을 닫아 버렸다.

이후 카페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댓글 한 줄 쓰는데도 많은 고심을 하기도 했다. 그게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개인 블로그를 겁 없이 만들어버렸다. 싸이월드가 문을 닫듯이 만약에 가입한 카페가 폐쇄되면 보잘것없지만 나의 흔적이 없어지는 게 허무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님 홈페이지'를 만들기는 했는데 소재 찾기도 어려웠지만 글 쓰는 재주는 더 없었다.

학창 시절에도 미술 다음으로 작문 시간이 부담스러웠는데 어쩌려고.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믿었다.

 

2008년 9월 9일

나 장가가긴 다 틀렸죠?

몇 줄의 짧은 아들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실은 게 시작이다.

꾸준히 나의 일을 적는 게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 어설픈 게 창피해서 그만두려고 할 때 아들은 용기를 주었다.

'엄마 글은 정직하고 순수해서 좋아요'

많이 모자람을 이렇게 감동적인 말로 응원을 해주니 내 생각을 그대로 글로 표현해 보자며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다.

물론 휴식기간, 비공개를 하기도 하며 나름대로 갈등은 겪었지만 노후의 취미생활로 으뜸이란 걸 느낀다.

 

얼마 전 아들이 또 특별한 응원을 한다.

엄마 글 써서 모으면 책으로 발간해 드릴게요.

세상에 이런 일이 내게도~~~

글 보관에 고민하던 마음이 어느 정도 해결되긴 해도 걱정, 후회가 함께 밀려온다.

아무리 개인 소장이라고 해도 책으로 만들어지려면...... 흠

진작에 책을 많이 읽고 깊이 있는 공부를 더 했더라면 좋았을 걸.

느즈막에 책 읽기에 재미를 붙였는데 노안이 오고, 눈이 보배라고 하는데.

눈을 아끼며 지금처럼 나의 일을 담담히 적어 보자.

 

순천 국가정원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발/가족  (0) 2024.09.18
남기고 싶은 일화들  (0) 2024.09.11
보험  (0) 2024.09.03
보은(報恩)의 마음  (0) 2024.09.02
은이 버섯  (37) 202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