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의 정경/봄을 닮은 여인

눈님* 2024. 4. 13. 03:09

 

봄을 닮은 여인

60대 중반인데도 그렇게 불러주고 싶다.

꽃구경 가잔다.

가창 구 길을 이용해서 청도를 돌아 각북, 가창댐으로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새로운 도로가 나고는 그 길을 다니지 않은지 수십 년.

옛 생각이 난다.

 

한 주 전 나의 친구이자 그녀의 대모인 JJ 와 셋이서 청도를 갈 때는 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쪽 길을 택했었다.

그때는 꽃구경이 목적이 아니고 세 사람의 인간관계를 재정립하는 의미에서 만남을 가졌다.

오늘은 둘이서 할 얘기들이 너무 많다.

운전 솜씨도 안심이 될 정도로 안전운전이 마음에 든다. 유익종의 들꽃이 흘러나오고 사랑하는 그대 등 좋아하던 노래가 나오니 젊은 시절로 잠시 되돌아가는 듯~

 

그녀는 3남매 결혼 시키고 이혼의 아픔을 겪었지만 오히려 더 성숙하고 단단해져 안심이 되었다.

얼굴도 예쁘고 상냥하고 친절함, 음식 솜씨, 손재주, 부지런함, 학구열까지 갖추었다. 부추나 냉잇국도 파란 색감을 살리기 위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마지막에 잠시 끓이고 혼자 먹는 음식도 잘 갖춰서 먹는다니  좋은 마음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무엇이든 자신감 있게 잘 사는데 하나 걱정이 있다고 한다.

물었더니 큰 일을 결정할 때가 어렵다는 것이다.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혹여 필요하면 언니 입장에서 진심을 다해 편이 되어주겠다고 했다.

 

분위기 좋은 음식점

전망 좋은 카페에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예전에 함께 운동하던 회원들의 동향, 궁금했던 일, 살아온 길, 살아갈 계획 등

앞으로 계획하는 그녀의 일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넣어주었다.

고맙다고 했지만 오히려 내가 더 고맙다는 마음이 든다.

나이 아래인 사람과 대화를 하니 새롭게 배우는 것도 많고 젊어지는 기분이다.

 

지금껏 청도 쪽 드라이브는 큰길을 따라다녔다. 이번에는 사잇길 곳곳을 다니니 또 다른 꽃길이 많았다.

각북 벚꽃길은 대로변 16km는 흔히 볼 수 있는 가로수.

청도천변의 4km 벚꽃터널은 환상적, 하늘이 보이 지를 않는다며 감동하니 한번 더 돌아준다.

순수하고 진심이었던 사람들은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서 만나도 전혀 예스럽지가 않고 어제 만났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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