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울의 봄~~

눈님* 2023. 12. 18. 01:48

극장 관객이 줄었다고 걱정하는 뉴스가 오래되지 않았다.

넷플릭스, 디즈니랜드, 웨이브, 쿠팡, 티빙 등 ott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니 당연하다.

원하는 시간에 tv 프로나 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으니 바쁘게 사는 젊은이들에게는 맞춤이다. 가격과 볼 수 있는 인원수가 다르긴 해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극장의 불황에 봄바람이 불었다.

'서울의 봄'

우리의 현대사에서 중요한 시점이다.

1979년 10월 26일~1980년 5월 17일,  5.18 광주항쟁 전까지다.

영화는 1979년 12월 12일 보안 사령관 전두광이 사조직을 총동원하여 전방 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이고 반란군에 맞선 수도경비 사령관 이태신의 진압군이 싸운 일촉즉발의 9시간을 담은 것이다.

유신독재체제에서 벗어나 민주화 운동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국민들은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고 억압받던 정치인들도 서울의 봄 물결에 기지개를 켰다.

세상사에 무심한 사람들이라도 '서울의 봄'이라는 말은 기억할 것이다.

나비 효과일까?

그 시절을 잘 모르고 교과서에 몇 줄로 '서울의 봄'을 배웠을 세대들이 극장으로 오게 되었다. 역사 다시 보기로 입소문과 검색은 또 다른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나도 그중에 한 사람이다.

 

남편과 시간을 의논하고 모레 영화를 보기로 약속했다.

언니와 통화를 하면서 영화 얘기가 나오니 우리 둘이 가자고 한다.

고민 끝에 화기애애한 저녁 식사 분위기라 남편에게 언니 얘기했더니 내가 있으면 불편할 테니 둘이 가라고 한다.

무표정에 담담한 말씨였지만 서운할 수도 있다. 

밤잠 설치며 고민하다 결정했다.

영화를 두 번 보면 되지 뭐.

남편이랑 먼저 보고 다음엔 언니랑 보고, 비밀은 절대 유지

 

언니랑은 속내 다 드러내는 사이고 둘이는 거짓말도 하지 않는 성격이다. 

고민 끝에 혼자의 비밀을 깨버렸다.

"선약이 있는데 어떡할까?"

"그럼 셋이 가면 되겠네, 내가 점심도 사고 구경도 시켜줄게."

또 고민,

"죽으라고 나하고만 다니려고 하잖아!"

"그래도 얘기해 봐라."

 

다시 남편 설득에 들어갔다.

"언니가 구경도 시켜주고 점심도 사준다는데?"

"그렇게 함께 가고 싶다면 가 주지."

 

다음 날 영화관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잠이 들어버렸다.

이 한 편을 보기 위해서 남편과 언니 설득하고 밤잠 설치고 고민하느라 진이 다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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