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효자등

눈님* 2023. 8. 14. 00:56

해마다 맞이하는 생일날의 풍경은 거의 비슷하다.

가족이 모이고 촛불 켜고 축가 부르고 기념사진, 맛있는 음식, 덕담, 선물~~

이번에 서울 가면 한탄강 주상절리를 구경하고 싶었는데 접었다.

날씨도 태풍의 영향으로 간간이 비를 뿌리고 많은 인원이 움직이는 것도 구경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다.

코로나도 재유행이다.

잼버리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에 일부 국가는 철수를 하고 오점을 남긴 국제행사로 기록될 것이다.

상암 축구장에서 열리는 K-POP 행사로 근처 대로변 양 옆은 경찰기동대가 줄을 섰다.

통제와 교통은 많은 시민의 불편을 초래했다.

문제점은 많고 곳곳에서 불만이 많지만 우선 이 행사를 해서라도 화난 참가자들의 마음을 달래고 우리나라의 이미지 손상이 최소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기만 하지 '내 탓이오' 나서는 사람은 없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새삼 되새겨봐도 씁쓸하다.

태풍은 처음 예상보다는 피해가 덜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장모님!

"이것 어때요?"

작은 스탠드 모양인데 눈에 확 들어왔다.

"그게 뭐지?"

신기해하니 사위는 윗부분을 손가락으로 터치를 했다.  

은은한 불빛이 환하다.

"세상에, 너무 아름답다."

 

엄마,

"지난번 시어머님이 오셨을 때 밤에 화장실 앞에 밝혀놓았어요. 그런 남편이 너무 멋있어 보이더라."는 딸의 말에 그냥 울컥해졌다.

모양도 예쁘지만 어머니가 어둠에 넘어질세라 걱정하는 아들의 마음이 전해져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장모님, 사드릴까요?"

사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래" 빠른 대답에 스스로 놀랐다.

가슴 설레는 무엇이 아니면 절대 욕심내지 않기로 한 마음이 무너졌다.

설렌다.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끼는 애장품이 될 것이고 밤에는 화장실 앞에 밝혀둬야지.

이름은 '효자등'이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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