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사다 준 태양열 등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낸 시간이 많다 보니 이모의 취미를 조금은 아는 것 같다.
종일 햇빛을 받을 수 있는 밖이 제일 좋지만 베란다에서도 가능하다.
햇빛을 잘 받는 위치에 터를 잡았다.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는데 시간은 굼벵이 기어가듯 가지를 않는다.
땅거미가 지니 천천히 불이 밝혀진다.
신비롭다.
갑작스러운 주위 변화에 식물들이 놀라지나 않을까?
수면 장애를 일으키면 어쩌나?
그들도 영리하니 곧 적응하리라.
너무 신기해 사진을 찍어서 조카와 언니,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가장 먼저 아들의 반응~~ 헐 우리 가족 중 엄마가 최첨단이심ㅎㅎㅎ
사위~~ 친환경 에너지네요. 환경까지 생각하시는 장모님^^
조카~이쁘네^^
남편은 "희한하네."라며 방향을 바꾸어가며 폰으로 찍는다.
어찌 된 일인지 우리 집 여자들보다 남자들의 반응이 더 좋다.
완전히 어둠이 내리니 거리의 가로등과 벚꽃이 한데 어우러져 화려하다.
거실 불을 켜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더 빛난다.
조금 거리를 둔 주방에서 바라보는 게 분위기가 더 좋다.
식탁 위에 독서대를 놓았다.
깜깜한 밤이 지나 여명이 틀 때까지 책을 보며 은은한 불빛에 현혹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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