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른 벚꽃놀이

눈님* 2023. 3. 27. 01:51

집 앞 대로변에 벚꽃이 만발이다.

게으름을 피우다가 혹여 심술궂은 바람이나 비가 내리면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보내버린다.

서둘렀다.

좋아하는 드라이브 코스는 가창골이다.

舊道(2차선)라 벚꽃터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저수량이 줄어든 댐을 지나 내가 노후에 살고 싶어 했던 양지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오래전 몇 번을 답사를 했고 근처에서 쑥을 캐기도 하고 마음씨 좋은 할머니께 감을 얻어먹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남편과 취향이 달라서 땅을 사지를 못했는데 지금은 별장들이 들어서서 예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가창댐을 지나 양지마을 입구를 지나자 바로 벚꽃터널이 펼쳐져 양지마을은 잊고 '벚꽃 엔딩' 곡이 흥얼거려진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러 퍼질 이 거리를 ~~ 우우 둘이 걸어요.

조금 더 지나서부터는 벚나무는 붉은빛이 도는 걸 보니 아직 피지를 않았는 것 같다.

계속~~~

계곡이 너무 깊어서 그런가?

 

헐티재를 넘으니 조금씩 피기 시작하여 청도 각북으로는 아름답고 화려한 벚꽃터널이 펼쳐졌다.

그래도 예상보다 피지 않은 곳이 훨씬 많아 아쉬웠다.

청도역 앞 추어탕 골목에서 추어탕을 먹었는데 맛이 별로. 

언니와 나는 추어탕을 너무 좋아해서 웬만하면 맛있게 먹을 텐데 조금 남겼다.

조카는 몇 숟가락 먹다 말고, 남편은 맛에 예민한 편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조금 우울한 기분이다.

운문댐 쪽으로 드라이브를 했는데 이곳에도 가뭄으로 상류지역은 바닥이 다 드러나있다.

산에는 진달래가 군데군데 피어있을 뿐 대부분 나무들은 잎 틔울 준비만 하고 있어 삭막하다.

일주일쯤 뒤에 나들이를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언니는 개를 무서워하는데 애교 많은 개가 언니에게 재롱을 떠는 모습이 보였다.

재빠르게 찰깍찰깍!

"언니야, 오늘은 이 사진 건졌는 게 최고로 기분 좋다."

언니도 너무 좋아한다.

아들 외에는 순간포착해서 나를 찍어줄 사람이 없다.

늘 아쉬운 부분이다.

 

팔공산 연경 지구 화회 단지에 들렸다.

언니가 꽃에 너무 욕심을 낸다.

모두가 예쁘니 다 사고 싶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아직 식물을 키우는데 익숙하지를 않아서 지난해에도 좋은 화분이 여러 개 죽어버렸다.

키우기 쉽고 잘 죽지 않는 다년생식물들을 골랐다.

언니야, 올해 경험 삼아 더 키워보고 내년에 많이 사자고 아기기처럼 달랬다.

나도 수선화, 라난큐라스, 작은 화분 2개를 선물받았다.

피지 않은 벚꽃과 추어탕으로 우울했던 기분

꽃을 보며 해피엔드로 끝.

 

청도 운문댐

 

 

청도 각북

 

운문댐 산책로

 

 

아파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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