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화분을 돌보다 보니 문득 지나 온 세월, 내 곁을 떠나고 없는 사람들 생각이 난다.
보지 않아서 시원한 사람도 있고 아쉬웠던 사람들도 있고 보고 싶은 사람도 있다.
아들 고 3 때 어머니회 모임 회원들의 생각에서 멈춰진다.
부러움을 모르던 시절이었지만 그 모임에 유일하게 부러운 한 사람이 있었다.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고 현명하고 3개 외국어를 할 수 있고 어디를 가나 작은 책 한 권은 가방에 넣어 다닌다. 학벌 좋고 부자지만 검소하다. 검소하지만 멋을 내어야 할 때는 눈부시게 치장도 할 줄 안다. 나서야 할 때를 알고 자기 의사를 소신껏 밝히는 용기도 있다.
몇몇 회원은 너무 완벽한 그녀 앞에서 어려워하길래 '우리에게 있는 딸이 없잖아' 라고 했더니 모두 편하게 웃었다.
다른 한 회원은 노래를 너무 잘 불렀다. 비만인 큰 체격에 성량도 풍부해서 가요도 성악처럼 온몸으로 열창을 한다.
국어 선생님 출신인 한 회원은 역사를 너무 잘 알고 재미난 역사 얘기를 가끔 해준다.
선한 2명의 회원, 우리 6명은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많은 공감을 하는 사이였다.
만나면 맛있는 음식 먹고 수다를 떠는 것은 다른 모임이나 같았지만 가끔은 사회적인 문제를 비롯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의 얘기를 나누는 게 좋았다.
한 번은 기부 문화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달마다 일정액을 기부단체에 자동이체,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 목돈을 기부, 헌 옷 기부, 요양원 식사 기부 등 나름대로 자기의 기부 형태를 얘기했다.
공식적인 기부를 하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나는 내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내 핏줄에 우선했다'라고 고백했다.
"JJ 씨 그것도 좋지만 이제는 더 절실한 사람들에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는 조언을 해주어서 그 뒤로 생각이 깊어졌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길 건너 걸인이 있는 걸 보면 건너가서도 작은 용돈이라도 드렸다.
도와줘 봐야 두목이 다 가져간다며 아들의 행동에 칭찬을 아꼈지만 동행하시던 큰 아주버님은 그래도 도와주는 게 맞다고 하신다.
빼앗겨도 일부는 그의 몫일 테고 벌어가지 못하면 매를 맞을 것이라고 하셨다.
이런 아주버님을 그때도 지금도 나는 존경한다.
블로그 공개를 하고 첫 댓글을 달아주신 좋은 블친님을 만났는데 모든 면에 모범이고 배울 점이 많았다.
단체에 기부를 하시는 걸 보고 나도 실천에 옮겼다.
오랫동안 마음만 가지고 있어 봐야 헛 일이다.
적은 금액에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고 형편에 맞게 무조건 실천이 중요함을 알았다.
한 때는 마음이 편치 않아서 무재칠시를 생각하며 위로를 받을 때도 있었다.
혜택만 받고 살아왔는데 무재칠시를 잊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사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다.
목표는 80%~90% 실천이다.
무재칠시(無財七施)
무일푼 신세타령 스스로 비관 말라
재물이 아니어도 마음이 자산이다
칠 시를 실천하는 당신의 몸과 마음
시름을 달래주는 최고의 명 처방전
화안시 [花顔施]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 (미소)
언시[言施]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남을 대하는 것(감사, 칭찬, 위로, 격려, 양보하는 말,
부드러운 말)
심시 [心施] 착하고 어진 마음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마음의 문을 열고 남을 대하는 것
안시[安施] 부드럽고 온화한 눈빛
신시[身施] 몸으로 남을 돕는 것
좌시[坐施] 약자에 자리를 양보하는 것
찰시[察施] 묻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도와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