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버이날

눈님* 2022. 5. 10. 03:11

"바쁜 너희들은 그냥 있어라,  시간 많은 내가 가마."

울 아버지는 늘 자식들의 마음을 잘 알고 계셨다.

착한 엄마의 희생과 인내심이 우리 6남매를 키우셨지만 생각해 보면 아버지의 정서적인 면이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꼰대 같은 선비가 아니라 진보적인 사고, 자녀들의 눈높이에서 대화를 하셨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부모님에 대한 사모의 정은 같겠지만 사는 순간들마다 아버지와의 일화가 훨씬 많이 나온다.

 

이젠 내가 우리 부모님의 마음이 되어 똑같은 말을 아이들에게 한다.

"바쁜 너희들은 그냥 있어라, 시간 많은 내가 가마. "

40대는 우리 사회의 중심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을 하는 연령이다.

아들, 며느리, 사위, 딸 모두가 40대다.

얼굴 하나하나 그려보니 너무 애틋하다.

부모로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어버이날

대전에서 모두 모였다.

손녀가 만든 카네이션, 어린이날 선물, 어버이날 선물과 용돈을 기쁘게 주고받았다.

40대도 부모의 눈에는 어린아이라며 만 원씩 주었더니 고맙다며 즐거워했고 손녀는 봉투 속의 누런 오만 원을 보며 두 배 흡족해했다. 

어머니 선물은 모자, 아버지 용돈보다 더 비싼 거예요.

헉~

며느리가 선물해 주면 무조건 고맙다 하고 토를 달지 말라고 했으니~~~

우리는 만나면 밥은 뒷전이고 술 파티에 익숙하다.

회, 족발, 곱창전골, 비빔국수, 야채샐러드, 과일, 케이크, 주스, 무알콜 맥주, 맥주, 소주

1초의 시간이 아까운 아들 부부의 즉석 요리와 포장요리로 준비는 완벽했다.

짧은 만남을 최대한 즐길 줄 아는 가족!

손녀, 남편, 며느리 순서로 잠자리에 들었고 초저녁잠이 많은 사위도 12시쯤에 중간 이탈하고 세명은 새벽

3시까지 끝까지 버텼다.

 

  다음 날 딸의 가족은 먼저 올라가고 우리는 대청호로 갔다.

어버이날과 부처님 오신 날이 겹치니 차도 밀리고 곳곳에 인파가 몰려나왔다.

대청호 하면 청남대가 떠오르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호의 둘레가 500리 21구간이나 된다는데 일부 구간만 산책을 했다.

(대전과 충북에 걸쳐있고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대청호까지 500리 길이라니 둘레가 어마어마하다)

아름답다. 

물과 산, 들꽃이 만나면 어떤 곳에 앵글을 맞추어도 멋진 작품이 된다.

거기에 사람이 함께하면 인생 사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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