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무지가 낳은 결과

눈님* 2022. 3. 3. 09:58

칭찬 들었다.

더구나 치과에서, 나이에 비해서 치아관리 잘했다고.

임플란트 유행으로 주위에서 한두 개 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정부에서도 65세 이상 2개는 보조금을 준다니 너도나도 임플란트 열풍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 마음고생이 여간 아니다.

친구들이 부러워하니 원래 건강하게 태어났나 봐, 관리 잘했다는 자랑질 대신 겸손한 척했지만 속으로 으쓱하는 기분이 들은 것도 사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못난이였다.

다른 사람들은  일찍이 사랑니의 백해무익을 알고 뽑아서 늦은 나이에 고생을 하지 않는데.

30세 전 뿌리가 깊이 자리 잡기 전에 뽑아야 한다는 걸 몰랐다.

그때는 부분마취로 일반 치과에서도 뽑을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랑니가 옆으로 누웠다거나 뽑기가 힘이 드는 위치에 있다면 큰 병원에 가야 된다는 게 상식.

우리는 질병에 관한 것은 건강관리공단에서 2년마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 외에도 개인적인 검사를 많이 하는데 이빨은 아프지 않으면 잘 가지를 않는다. 

스케일링도 보험 적용이 되니 가끔 하지만 사랑니에 대해서는 치과에서도 별말이 없었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 사랑니 발치가 이렇게 큰일이 될 줄 몰랐다.

 

수술 전날 입원을 했는데 수술을 위한 시간대 별로 미리 체크해야 할 종류가 많았다.

팔에 굵은 바늘을 꽂고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을 하고 링거를 거는 순간 이렇게 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밤중에도 시간 간격을 두고 혈압과 체온을  재고 낯선 곳에서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책을 준비해 갔는데 불빛이 신경 쓰이고 마음의 여유가 없고 짜증만 났다.

낮에는 심전도 검사를 한다고 2명이 왔는데 실습생이었나 보다.

압축기를 붙이지도 못하고 겨우 주사기를 꽂고 검사를 10여 차례나 반복했는데 출력이 제대로 나오지를 않아 당황을 하고 저들끼리 귓속말로 의논하다 결국 하지 못했다.

2명이 더 투입되어도 해결되지 않았다.

채혈은 하는데도 한쪽 팔에서 다른 팔로 옮겨가며 여러 번 찔러 겨우 피는 올라왔는데 호스에서 움직이지를 않는다.

나중에 다른 사람이 급히 와서 해결을 하고 갔다.

실습을 하려면 능숙하게 할 줄 아는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 가르칠 수가 있는데 4명이 왔는데도 아무도 모르니까 그들도 배우지 못하고 환자는 실험용 쥐처럼 되어버렸다.

지금 보니 가로 3센티 세로 6센티 정도의 크기의 멍이 들어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의료 인력이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구 최고의 경대 치대에서의 경험이다.

 

수술복을 갈아입고 이동 침대에 누우니 바로 천장이 보이고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들이 바로 나의 모습이다.

천장에 달린 전등불이 휙휙 빠르게 지나가니 나의 몸도 불안해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위급 환자도 아닌데 속도를 줄여주면 좋을 텐데.

환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그들은 전혀 이해를 하지 않는 것 같다.

가속을 붙여 달리면 힘이 덜 든다.

모든 게 그들의 편리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 같다.

어쨌든 수술은 잠든 사이 잘 마쳤고 빠른 회복으로 하룻밤을 더 자고 퇴원하게 되었다.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걸 보고 느꼈다.

자기 건강은 알아서 잘 지켜야 한다는 것

가족이나 누구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귀찮게 여긴다는 것

중환자실은 전문 간병인이 의무적으로 배치되지만 일반실은 보호자로 주로 배우자, 며느리, 딸이 온다.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간병인을 쓰는데 요즘은 비용이 만만찮다.

첫날에는 함께 방을 쓰게 된 환자와 보호자의 사이가 너무 좋아 부러울 정도였다.

시어머니와 착한 며느리, 엄마와 상냥한 딸, 나만 혼자 있으려니 조금 외로움이 느껴졌다. 어설픈 남편이 있으면 부담스러워 돌려보낸 게 후회되었다. 

휴가 받아 내려온다는 아들, 아이 두고 내려오겠다는 딸을 오지 못하게 한 것도 후회되었다.

사랑니 뽑는 게 뭐가 대단하다고 난리를 치냐! 호기 부리던 그때가 좋았어.

그런데 반전~~

수술 후 그들의 간병은 낙제

딸이 엄마 돌보지 않고 잠만 잔다는 어머니의 하소연~

우리 시어머니 저런 사람인 줄 몰랐다는 며느리 하소연~

6시간 아이스팩을 해주라는데 아무도 해주지 않아 얼굴이 선풍기처럼 붓고 통증도 심하다고~~

보호자 없이 혼자 6시간 지키며 부위 만져가며 정성 들여 아이스팩 한 나는 부기 없고 통증도 미비.

세상은 노력 없이 대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함.

 

 

발치 기회를 놓쳤거나 비용이 궁금하실까 봐 올려보았어요.

동네 치과(1회; 1,500원)에서 추천함

 

종합병원 치과 일반진료 2회 특진 1회; 46,700원

검사 흉부 심전도 폐검사;                     55,400원

pcr 검사(보호자 1명 포함);                    8,200원

입원 2박 입원실 4인;                            41,724원

수술비용 ;                                           653,720원

본인 부담 합계;                                   805,744원

 

종합병원 진료 수술 총액; 1,818,349원    본인 부담;805,744원    의료공단 부담; 1,012,605원

(사랑니 2개 어금니 1개)

입원실이 4인이라 비용 많이 줄었음(선택권 없고 상황 따라 병원에서 정해줌)

9일 후 실밥 제거 시 비용 부담 남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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