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긍정적인 생각, 참을 忍

눈님* 2025. 1. 11. 18:05

긍정적인 삶을 살자.

말보다 쉽지 않다.

누구나 긍정적일 때도 있고 부정적일 때도 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사람이나 성향에 따라 정반대의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개인적인 의지와는 상관없을 때가 있음은 어쩔 수 없다.

새해 다짐이라기보다 언제였던가, 아마도 나와 주위가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난 이후이지 싶다.

아울러 욱하는 성질도 참을 인(忍)으로 다스리고 있다. 

 

과일 값의 고공행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숙해지고 있지만 선택은 더 꼼꼼해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 쇼핑몰의 가격과 상품 비교, 맛도 믿을 수 없다.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게 현명해 보인다.

바람도 쐴 겸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직접 보고 사는 걸로 결정,

하나로 마트와 시장 과일점들의 물건을 비교해서 귤 5kg을 샀다.

시장 소매점의 값이 조금 비싼 것 같아도 눈으로 볼 수 있는 크기, 소량 위주 제 날  입출고의 신선도, 아저씨가 맛이 좋다는 말이 양심적으로 들렸다. 비싸다는 남편에게 맛만 좋으면 된다며 기분 좋게 사고 골목가게에서 누룽지 강정도 1봉 샀다.

귤만 아니면 운동 삼아 걸어가도 좋은데.

돌아오는 셔틀버스를 10분여 기다리는데 버스가 그냥 지나간다. 손을 흔들며 뛰어가니 저만치 앞에서 세워준다.

"거기 서는 곳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그곳이 넓어서 서는 장소인 줄 알았어요."

조금 가는데 "세우지 않고 그냥 갈려고 했다"라는 기사 아저씨.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데, 아이에게 으름장 놓으며 나무라는 투다.

주민을 위해 운영하는 버스가 10여 걸음 뛰어가는데 그냥 가버렸다면 나의 실수니 잠시 속상하고 말았을 테지만 던지는 말투는 계속 기분이 나쁘다.

정확한 장소를 몰랐는 건 실수 맞다.

막차 셔틀버스를 이곳에서 1~2번 탔는 것 같은데 몇 미터 차이는 아니지만 대충 생각했던 게 잘못이었다. 대가는 호된데 한마디 할까 말까 망설였다.

오늘 무슨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는 게 너무 힘들면 엉뚱한 곳에 화풀이도 할 수 있겠다. 

참자.

'주민인 줄 알면서 그냥 갈려고 했다니 말이 되나', 남편도 참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차를 없애서~~~늘 반복되는 남편의 레퍼토리

 

 

신년, 서울 친구들과 주고받는 단톡방에 행시를 올렸다.

개개인에게 비슷한 내용의 형식적인 신년 인사가 귀찮았고, 나와 모두에게 어울리는 행시여서 부담이 없었다.

자신, 남편, 아이들 건강 문제로 모두 정신적으로 힘들고 한 친구는 경제적으로도 너무 어려운 상황.

모두 덕담이 오가는데 유독 한 친구, 행시 내용에 대한 질문과 설명을 원했다.

가볍게 지나가도 될, 꼭 짚고 넘어가지 않아도 될 일인데 굳이, 문법적인 해설?

외면해 버렸다. 짧은 지식으로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 왜 그래야 되는지 기분이 언짢았다. 태극기 부대나 극우의 동영상을 끊임없이 올리는 게 못마땅한 친구인데 이런 일이 생겨버렸다. 

다른 친구와 둘이서 나름대로 해석을 하며 갑론을박 길어지고 있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간단히 정리를 해서 올렸더니 부분적인 추가 설명을 원했다.

피곤한 삶이라는 생각 잠깐.

초중등 아이들의 논술을 가르쳤으니 문법이나 이해력은 나보다 나을 것이고, 꼼꼼하게 체크하는 일은 대충 지나치는 나보다 좋은 습관이니 인정.

 

    가볍게 올린 행시에 뜨거운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

    반복을 피하기 위한 단어 선택, 은유법을 이용한 상징적인 의미 등, 덤으로 행시란 어떤 것인지에 관한

    설명도 곁들였다. 

    '굽이치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 어디 있으랴' 이 운으로 행시를 쓰고 싶어도' 않, 르, 랴' 로 시작하는 불가의

    운 때문에 쓰지를 못하는데 우리 셋이 협동으로 한번 지어보자 역제안을 했다.

    새해부터 우리 나이에 이런 의견 나누는 자체가 젊게 사는 것 같아서 좋다. JS

 

    어렵고 힘든 시기를 의연히 이겨낸 자신에 대한 대견함

    놀라울 만큼 평온을 되찾은 현재의 평온함

    물 흐르듯 순리에 따르려는 의연함

    너 자신에게 보내는 독백처럼 느껴졌다.

    고마워!

    삶에 찌들어 마음의 서정(抒精)이랑 어떤 여유로움도 없이 살아온 나에게 너의 시가 잠들어 무심해진

    나의 감성을 일깨워 주었다. HS

 

기사 아저씨에게 불만의 목소리를 내었다면 퇴근 후에도 계속 화가 났을 테고 가족에게도 영향이 갔을 텐데 잘 참았어.

친구에게도 도발적이라는 생각에 불쾌했지만 큰 숨 한번 쉬고 내 글에 관심을 가져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했더니 되돌아온 말, 고마워!

긍정적인 생각, 참을 忍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주름은 늘어가겠지만 조금은 더 윤택할 노후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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