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촌동에 살 때는 제일 즐겨 찾는 곳이 팔공산이었다.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지만 가을이 가장 아름다웠다.
떨어진 은행잎이 바람에 나부끼며 만들어진, 노란 융단을 펼쳐놓은 듯한 아스팔트
색색의 단풍나무로 어우러진 가로수는 가을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게 했다.
샛노란 은행잎이 가엽이 진다 해도
정말로 당신께선 철없이 울긴 가요~~~ 문정선의 '나의 노래'는 가을 노래 18번
팔공산 가는 길목 블로동 화훼 단지는 우울할 때 찾아가는 힐링 장소였고 갓바위 파계사 동화사를 비롯해서 구석구석 많이 돌아다녔다.
이사를 온 후로는 뜸했다.
무작정 일요일은 밖으로 나가기로 한 첫 번째 목적지가 팔공산 동화사였다.
때맞춰 팔공산 '산중 전통장터'가 열리는 날이라 뜻밖의 재미난 구경을 하게 되었다.
많은 문화행사와 체험 이벤트, 부스행사가 있었다. 신도들이 많이 참여했겠지만 일반 사람들도 많았다.
웬만해서 보기 어려운 '승가 씨름대회'를 보게 되는 행운의 날이었다.
스님들도 건강을 위해서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시나 보다.
씨름에는 전략과 기술이 중요하지만 강한 체력과 심리전도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기술에는 15가지가 있다는데,
상대방 중심을 무너뜨리는 안다리걸기, 발을 이용해서 상대방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밭다리 걸기, 자신의 몸을 뒤로 젖히면서 상대방을 넘기는 배지기가 대표적인 기술이라고 한다.
씨름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만 듣고 경기를 보면 눈치로 알 것 같다.
의병을 일으켜 왜적을 물리치던 스님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애정과 관심을 갖고 결승전까지 보았다.
글을 쓰면서 씨름에 대한 검색을 하고 기본적인 지식을 익힌 뿌듯함은 오늘의 특별 선물!
씨름 경기가 있으면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승시(乘時); 알맞은 때를 탐
승시(乘時) 국화축제
삶의 꽃길만 걷고 싶습니까?
*엄마 글 살짝 보는 00에게 주는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