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시원하다.
습하지 않아서 너무 좋다.
한낮의 더위가 열기를 내뿜기 전 토요장에 내려가서 콩나물, 파, 복숭아, 토마토, 참외를 샀다.
올해 처음 맛보는 복숭아는 크기는 작아도 꿀물이 뚝뚝 떨어진다.
참외는 복숭아 출하 시기에 조금 물러 났지만 씨가 단단한 것 외에는 맛은 제 철인 듯 꿀맛이다.
가뭄이 모두의 애를 태우기는 하지만 과일의 당도는 최고다.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 게 있다는 걸 또 경험하니 일희일비하지 말기.
일주일 과일 준비는 끝
더울 때는 역시 시원한 집에서 맛있는 것 먹고 노는 게 최고의 피서다.
컴퓨터를 켰다.
블로그 폐쇄지만 자료 이동은 안심이란 걸 확인했는데 댓글이 소멸된다는 생각에 또 우울해진다.
형식적이고 의무적이고 성의 없는 댓글이야 없어진들 무슨 아쉬움이 있겠냐만
진심을 담은 댓글, 답글은 오히려 원글보다 더 빛날 때도 있고 보관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무작위로 지난날의 댓글들을 읽어보니 추억이 새롭다.
그냥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무엇이든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다음 블로그가 개설된 지 17년이 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블로거들은 이곳에 자신의 생각과 작품, 자료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했다.
이런 공간을 마련해 준 다음에 고마움도 있다.
그렇지만 하루아침에 블로그 폐쇄라는 공지에 놀랐고 배신감마저 든다.
자료 이동은 가능하나 댓글이나 방명록은 소멸된다고 하는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음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테니 블로거들이야 불편과 성가심은 감당할 수 있다.
전체 이동이 기술적인 문제나 비용이 문제라면 그걸 해결하면 되지 않는가?
전체를 이동시켜줘야 한다.
동네 구멍가게도 이러지는 않는다.
블로거들이 단합을 해서 집단 의사표시를 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nxx의 xxx로 옮겨가겠다
아니면 언론사에 뉴스거리로 제보를 하는 방식은 어떨까?
더위를 먹었나, 별별 생각을 다 한다.
많은 포털사이트가 탄생하고 소멸하고 연명해 가며 경쟁에서 피를 흘린다.
경쟁력이 없어지고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도태되는 건 어떤 분야에서나 흔한 일이다.
현실은 약육강식의 질서가 존재하는 가혹한 동물의 세계나 다를 게 없다.
이런 현실에 잘 적응하며 사는 것도 능력이라며 위로를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