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생각은 바뀐다

눈님* 2021. 11. 8. 17:14

일어나 커튼을 젖히니 하늘이 뿌옇다.

비가 온다더니 이번에는 맞추려나.

오늘은 팔공산 동화사 쪽으로 가보자고 했는데 비가 오면 다른 날을 택하기로 했다.

단풍은 갓바위 가는 길보다 동화사로 가는 길이 훨씬 아름답다.

봄에는 벚꽃 터널을 이루며 구불구불 오르막 구간이 말할 수 없이 아름답지만 가을에는 새빨간 잎이 꽃 이상 아름답다.

어떤 구간은 아예 가로수를 단풍나무로 심었다. 직선 도로에 일렬로 줄 선 단풍도 멋있지만 굽이굽이 돌아가는 도로에 갖가지 다른 색의 단풍나무들의 그 화려함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오늘은 일기예보가 틀리기를 원했지만 비가 내린다.

가을비다.

무얼 하고 놀까?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 신기해서 이것저것 모아 둔 자료들을 둘러보았다.

그전에는 남의 카페나 블로그에 가서 자료를 공유했지만 카페가 문을 닫으면 아무것도 나의 흔적이 없어져버려 허무했다.

그래서 나 혼자의 블로그를 마련한 것이다.

10년이 넘으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아주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지금은 하루가 다르고 시간 분 초가 다르게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국내는 물론 국외의 일어나는 일도 실시간 알 수 있고 가상의 세계, 달나라 여행이 현실로 다가왔다.

로봇이 사람 역할을 대신하는 곳도 범위가 넓어지고 모두가 몸과 마음이 바쁘고 가치관도 바뀐다.

기후 변화로 지구 대재앙을 막기 위하여(늦추기 위한다고 생각) 탄소 절감을 호소하지만 국가 이기주의로 역부족이다.

세대 간 공감능력도 다르니 나이 든 사람들은 소통하고 살아가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은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너무 빠르게 변하니 자료들을 보는 순간 재미있는 것도 있지만 대체로 그때는 그랬지, 끄덕여진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정치꾼들이다.

가능하면 나쁜 말이나 욕설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눈과 귀를 화나게 한 그들에게 가끔은 한 번씩 뱉어내어야 직성이 풀린다.

 

새로 접한 자료들 중에는 그때와 지금, 생각에 차이가 나는 것들이 꽤 있었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게 신숙주에 관한 자료다.

어릴 때 교육을 받을 때는 물론이고 10여 년 전만 해도 사육신과 신숙주를 비교했을 때 그냥 선과 악으로 단순 비교를 했었다. 

목숨을 던지고 지조를 지킨 사육신은 선이고 살아남아서 세조 즉위에 힘을 보태고 중요 공직을 거친 신숙주를 악으로 평가했다.

사람의 한평생을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다는 걸 요즘 느낀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지혜나 간악함이 인간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선으로 살기 위해 악을 행하기도 하고 악을 버리기 위해 선을 행하기도 한다.

배신자로 낙인찍어 온 신숙주, 뛰어난 학식과 문재(文才)를 갖추어 '조선 초기의 문물을 정비'하는 데 크게 공헌했던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나이를 먹다 보니 살아서 더 많은 사람을 위해 공을 세운 신숙주의 재평가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재자라고 돌 던지던 '고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를 인정하듯이.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하세요!  (0) 2021.11.22
마음에 여유를 찾다.  (0) 2021.11.17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0) 2021.11.06
국화 축제  (0) 2021.11.05
소중한 사람에게  (0) 202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