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남편에게 서운하거나 화가 나는 일, 잘못하는 일이 있어도 마음에만 담아두었다.
혹여 오해하거나 기분이 나쁠까 봐.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게 부부간에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 순간들이 습관화되고 일상이 되어버리니 47년 살았는데도 별로 나아지고 고쳐진 게 없는 것 같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남이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고 늘 무지갯빛 행복한 일만 있었겠나.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주위에서는 부러워하기도 하고 불평을 하면 그 정도면 잘 사는 거라고 하니 그런 줄 알고 살았다.
"우리 집 사람은 운동을 너무 하지 않는다. 한다는 게 아파트 계단 오르기만 하고 내가 산이나 공원에 산책 가자고 해도 잘 가지를 않는다."
"나리 엄마, 왜 그래, 함께 다니지, "
남편의 고자질에 친구들이나 부인들이 하나같이 날 나무란다.
(하루 종일 함께 있어봐라 그런 말이 나오나. 그 시간 만이라도 자유시간이다.)
목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어제 남편의 행동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자들은 남편 자랑질하면 밉상으로 보이니까 흉을 보는 게 다반사다. 실제로도 화가 나서 흉을 보며 스트레스도 풀고 남 험담하는 것보다 뒤탈도 없어서 좋다고 하는데 남편이 아내 흠잡는 일은 처음 들어본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말를 하지 않아서."
"그럼 자신을 디스 하지 왜 나를"
밤 12시가 넘었는데 카톡이 왔다.
나의 불만에 대한 답이라면서.
다음 날 동영상을 재생해서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깊은 감동을 받는 글도 보았다.
직접 썼는 글은 아니지만 그대로 마음을 전한다며..
사랑한다는 말보다 소중함, 믿음, 존경, 이런 말이 더 가슴에 와닿았다.
답을 하고 싶지만 쑥스러워서 하지 못했다.
저녁때에 떡갈비를 먹기 좋도록 , 손질을 하면서 "보내 준 글에 대한 서비스입니다."로 대신했다.
역시 말은 해야 효과가 있다는 걸 이 나이에 실천에 옮긴 날.
소중한 사람에게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은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옆에서 건강하게 있다가
어느 날 아프면
내 마음도 아픕니다.
건강하세요
늘 걱정해주는 당신이 있기에
매일매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기 일에 언제나
충실하고 상대방을 더 배려하는
그 마음을 나는 존경합니다.
불신보다는 믿음을
언제나 소중히 여기는 그대는
나의 진정으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전에는 조그만 거짓말도
용납하지 않았지만 상대방을 위한
조그만 거짓말 이해해 주니
더욱 빛이 납니다.
그래서 모두 당신을
소중한 사람
믿음이 가는 사람
같이 친하고 싶은 사람
절로 미소가 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외모보다는 마음을 더 중요시하는
그대는 정말 소중한 사람
모두가 존경합니다.
내 아픔보다는
남의 아픔을 귀히 여기며
같이하는 그대는 바로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입니다.
소중한 당신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기를
바라봅니다.
힘든 날에도
기쁜 날에도 서로 마음을 같이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소중한 그대가 있기에
오늘도 힘차게 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집에 있는 그림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어서 안방에 걸어두고 아끼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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