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잘했어!

눈님* 2010. 7. 23. 23:50

가족 간의 무료통화~

오래전 017 이 개통되면서

기존의 011 이용객 이동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전략적인 상품이다.

일찍부터 서울로 보낸 아이들과 마음껏 통화하라고 남편이 4대를 신청했었다.

기본요금이 비싸기는 하지만 마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딱 맞춤이다.

가끔 딸에게 아빠가 만든 가장 멋진 작품이라고 흡족해한다.

아마 이 휴대폰이 없었다면 아이들 보고 싶어 많이 힘들었을 거다.

 

나리(딸)랑 시간이 날 때면 장시간 통화를 하는 게 즐거움이다.

얼마 전에도 둘이서 일상적인 얘기를 하는데 사소한 말이지만 애정이 깃든 말이 얼마나 사람을 감동시키는지 알았다.

 

소소한 일이나 아주 당연한 일인데도 "잘했어! "라는 말을 나는 즐겨 쓴다.

"엄마, 귀찮아서 김치랑 밥 먹었어요~" 밝은 딸의 소리다.

"그래, 그럴 땐 한 번씩 그렇게 먹어도 괜찮다. 잘했어."

'귀찮아도 잘 챙겨 먹어야지'

엄마라면 이렇게 말하는 게 정상인데 나도 좀 웃기긴 하다.

무엇이든 잘했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딸은 '또 잘했어'라며 둘이서 웃는다. 

 

세월이 지나 딸도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느꼈는데 예전에는 예사로 들었는 말인데도 지금 생각하니 그 말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믿어주고 편하고 느낌이 좋아서 남편에게도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가능하면 잘했어요!라고 말해요."

그래, 잘했어!

 

그렇다.

작은 일에서도 기쁨을 얻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말투가 많이 거칠어지고 속어나 비속어를 쓰는 일이 있는 것 같다.

인터넷상의 언어들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자신도 사용하고 있는 걸 발견한다.

잘했어!

믿음과 애정이 깃든 말

가능하면 많이 사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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