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누구니?
대답 대신 웃고 있다.
어디서 왔지?
어떻게 왔지?
그냥 웃고 있다.
(응~~눈님이 좋아서 놀러왔당.)
베란다 통유리에 이상한 형체가 보인다.
언 듯 봐서는 사람의 형상이다.
로봇인가? 아니다, 표정이 살아있다.
모자를 보면 군악대? 아니다. 훤칠한 체격조건에 미달이다.
두상이 큰 4등신의 몸매, 혹시 외계인, 아니다 너무 예쁘다.
좌우 비대칭의 몸매, 변신 로봇인?
친절한 반려로봇으로 생각하자.
누가 왜 어떻게 저런 모형을 그렸을까? 밖에서 생긴 모양이라면 바람일 수도 있겠지만 유리 안쪽이니 더 의문이다.
ㄱ 자로 꺾인 곳이니 사람 손이 닿을 리도 없고 화분이나 빨래가 스칠 공간도 아니다.
신기하고 의문이었지만 거기에 신경 쓸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냥 두었다. 수개월이 된 것 같다.
오며 가며 신기해서 웃음을 보냈지만 오늘은 진지하게 관찰을 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일어나는 세상이지만 홀연히 나타났듯이 갑자기 없어져 버리면 어쩌나.
카메라에 담았다.
확대를 하니 형체가 더욱 뚜렷하다.
누가 이런 상황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아무튼 나의 친구가 생겼고 어두운 밤, 캄캄한 베란다에서 나를 지켜줄 것 같은 든든한 친구, 너를 보내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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