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만에 너무 큰 변화가 생겼다.
언니의 인공관절 수술 문제로 병원 진료를 받고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양쪽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퇴원을 하게 된 것이다.
짧은 시간에 속전속결
마음만 먹으면 실행에 옮기는 언니의 성격도 작용했지만 결국은 믿음이 가는 의사 선생님을 만났기 때문이다.
대수술에 우여곡절이 없을 수 있겠냐만 잘 극복하고 결과까지 좋으니 너무나 감사할 일이다.
갑자기 퇴원해도 된다는 병원 측의 통보에 마음이 바쁘다.
원래는 퇴원 후 우리 집에 한 달가량 함께 보내려고 했는데 바로 집으로 가기로 했다.
다리 사용을 하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움직여야 굳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재활받기도 언니 집 근처에 큰 병원, 작은 병원들이 있어서 편리하다.
혼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집 정리가 되어있어야 한다.
내가 할 일이다.
미리 약속된 인숙, 정숙이와 가창 돈마을에서 식사를 했다. 요리에 솔잎을 이용했다는 홍보로 늘 붐비는 곳이다.
좋아하는 매콤한 토종닭찜인데 터벅 살도 쫀득한 걸 보면 아마도 퇴계닭을 솔향에 숙성시켜 장시간 요리를 한 것 같다.
매운 걸 잘 먹지 못하는 인숙 씨, 위 절제를 한 정숙 씨 때문에 포식을 하고도 남았다.
포장해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정숙 씨가 예약했고 계산하는 바람에 참았다.
수성못이 한눈에 보이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데 가로수에 가마우지 무리가 포착되어 사진 찰칵!
못 가운데 작은 섬은 가마우지 무리의 아늑한 서식지다.
못은 그들의 풍요로운 곳간.
독한 배설물이 나무를 고사시켜서 특단의 조치로 흔들리는 인조 독수리를 세웠더니 가마우지들은 주위 작은 동산과 가로수 위로 피신한 신세가 되어버렸다.
수다 삼매경에 빠졌는데 언니 전화다.
조카가 퇴원 시간에 올 수가 없어서 여직원을 일찍 퇴근시키며 엄마를 모셔달라고 했다고 한다.
약속 시간보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하니,
눈썹이 휘날리도록~~~
"올 때 한우를 사 와라, 저녁에 파티를 하자."
언니는 아들에게 전화를 하는데 퇴원의 기쁨과 성공적인 수술에 의기양양하다.
잠깐 얘기를 나눈 후 바로 짐 정리에 들어갔다. 퇴원 때 대충 가져온 짐들이 한살림이다.
물건을 분리하고 방, 거실, 목욕탕, 현관, 베란다, 주방, 냉장고등에 하나씩 제자리로 옮겼다.
급한 게 냉장고 정리~ 주부들이 제일 하기 싫어하는 곳
혼자서 챙겨 먹으려면 일하기 편리해야 하니 웬만한 건 버리자에 의견 일치.
다음은 우선 사용할 장소만 청소를 했다.
병원에서 미리 퇴원을 알려주었다면 전날 와서 완전하게 정리와 청소를 했을 텐데.
한우 파티에 술은 필수.
기분 좋다고 오버하면 안 된다.
중간중간 정리를 하며 내가 떠난 후에라도 일거리 남기지 않으려고 부지런을 떠니 깔끔하다.
'우리 막내 고생했다. 이제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언니
내가 받은 사랑이 얼마나 큰데, 이런 것쯤이야.
우리는 이렇게 도란도란 살아갈 것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한 징크스 (24) | 2024.07.30 |
---|---|
세 분의 스승 (36) | 2024.07.26 |
애정 표현은 아끼지 말자 (22) | 2024.07.21 |
분리 수거/할머니와 손자/ 울보자매/우울함의 재구성 (18) | 2024.07.17 |
나의 며느리 (22) | 2024.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