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하루 10분 투자

눈님* 2022. 4. 24. 03:27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양치질, 혀를 보면 건상상태를 알 수 있는데 오늘은 최상급이다.

어젯밤에만 해도 내일은 병원에 들러서 코로나 후유증에 대해서 상담을 해보려던 참이었다.

오미크론이 독감보다 쉽게 나았다고 자랑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남편과 술,  큰언니 기일이라 모였고, 아프다고 미루었던 일들을 무리하게 한 탓인지 몸에 이상이 생겼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나쁜 기분, 어디가 아픈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괴로워서 눕지도 앉지도 못하겠고 모든 자세가 불편해서 안절부절,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하게 움직이게 된다.

억!  순간적으로 가끔 통증을 느끼지만 어느 곳이 아팠는지 모르겠다.

이런 상태로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목, 어깨, 등 쪽이 아픈 것 같아서 만져보면 아프지는 않다. 

파스를 붙여달라며 등을 내밀었는데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 남편에게 어딘지도 모르겠으니 아무 데나 붙이라고 짜증을 내고 편하게 앉을 의자가 없다며 또 짜증을 내고.

태어나서 이렇게 막무가내로 성질을 부려본 일은 기억에 없다.

갑자기 진통제 생각이 나서 게보린 한 알을 먹고 그대로 누웠다.

 

딸의 전화로 깨었는데 거짓말처럼 가뿐하다.

목소리만 들어도 딸은 엄마의 기분을 단번에 안다.

이상하게 아팠던 현상을 얘기하며 나는 말의 약발도 잘 받지만 먹는 약의 약발은 더 잘 받는다며 수다를 떨었다.

밤에 약효가 떨어지니 다시 괴로웠다. 그래도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

다음 날 진통제를 한 번 더 먹었다.

공원을 산책한 후 저녁을 먹고 들어오자며 나갔다. 녹색 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뛰었더니 온몸이 하나의 거대 물결로 출렁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동굴에서 소리를 내면 울려 퍼지는 느낌과 비슷하다.

그동안 표현할 수 없던 모든 증상들로 답답했는데 확실히 설명할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뛰거나 빨리 움직이지 말고 기침을 할 때는 한 손으로 등을 눌러 최소한의 울림을 막으니 고통이 덜한 것 같다.

 

딸이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내려왔다.

내가 딸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것처럼 딸 역시 자신의 딸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이런 딸을 남겨두고 부모님을 보러 온 딸이 예쁘고 고맙다.

母傳女傳인가?

남편이 주는 타이레놀을 먹은 탓인지 좋아하는 딸과 함께 있어서 그런지 많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우리 착한 나리는 만병통치약!

딸에게는 어떤 표현을 해도 오글거리지 않는다.

코스트코에 들려서 필요한 식품을 넉넉히 구입했다. 야채와 우유만 집 가까이서 구입하면 한참은 먹거리 걱정은 없도록 딸이 챙겨주었다. 아내가 아프면 먹는 일이 제일 큰일이란 걸 주부들은 알기 때문이다.

하룻밤만 자고 가는 딸에게 내일은 꼭 병원에 갈 테니 걱정 말라고 했는데 자고 나니 거짓말처럼 개운하다.

 

앞산 고산골 입구(메타스퀘어 길)

 

'지구 최후의 날'

듣기만 해도 오싹하다.

며칠 더 안정을 취하기 위해 일은 미루고 TV를 켰다.

EBS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환경오염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  

지구의 온난화로 기상 이변이 생기고 오존층 파괴로 피부암, 면역성 감소, 가축 성장의 저해, 농작물 수확 감소 등 생태계가 파괴된다.

사막화 현상이 일어나면 숲이 줄어들고 물이 부족하여 작물을 재배할 수 없어 식량이 부족해진다.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원시 시대로 돌아가는 게 가장 좋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계 모든 나라의 지도자들은 기후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자국 이기주의에 빠져 속도는 느리다. 

공감대가 이루어졌으니 큰 흐름은 그들의 몫이다.

 

오늘부터 하루 평균 10분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 쓰겠다고 다짐을 한다.

분리수거는 95% 철저히 하기.

박스는 테이프를 떼고 접어서 버리기

우유팩은 따로 모으기

재활용이 어려운 너무 작은 종이나 플라스틱 비닐은 종량제 봉투에 넣기

병이나 비닐에 붙은 종이는 반드시 제거하기

유리병, 배달 플라스틱 그릇이나 페트병, 오염된 비닐은 설거지로 남은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 제거 후 분리수거

플라스틱 제품이나 페트병, 캔은 눌러서 부피 줄이기

음식물은 갈비뼈, 닭뼈나 굵은 생선뼈 분리 후 최대한 수분 제거 후 버리기

건전지, 병뚜껑은 따로 모으기

 

*비닐장갑, 종이컵, 물티슈, 비닐팩 등 1회용 제품 가능한 사용 않기*

*가방에 장바구니 백 넣어 다니기*

하루 1,440분 중에 10분을 내가 사는 지구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확실히 남는 장사다.

 

캐나다에서는 먹고 남은 약은 약방에서 수거한다는 댓글에 눈이 반짝!

우리나라도 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는 의료 폐기물은 철저히 수거해 가는데

일반 가정에서는 잘 모르고 전혀 시행되지 않는다는 점.

홍보가 필요하다.

댓글 달아주신 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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