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순수남 안철수

눈님* 2011. 9. 9. 01:24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

오늘따라 백 번 공감이 간다.

나이가 든 탓인지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서일까, 아니면 성격이 나빠져서 인지..

눈에 보이는 세상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한 겹 걷고 자세히 보면 굴뚝같이 검은 속내를 드러낸다.

사회 곳곳에 퍼져있는 불법 탈세 부정 비리 폭력 도덕 불감증 기타 등등...... 

위험 수위의 한가운데 정치권이나 권력을 가진 자가 버티고 있다.

 

어릴 때에는 판 검사나 변호사를 얼마나  동경했나.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판결을 내리리라.

한 사람도 억울함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돈 없고 억울한 사람을 위해서 무료 변론을 하리라.

대통령이 되면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고 

평화통일을 하여 건강하고 부국한 나라를 만들어

강대국들에 휘둘리지 않는 완전 자립국가를 후세에 물러주리라.

그러나 어릴 적 꿈은 꿈으로 끝나고 불신의 싹만 자란 것 같은 자신이 미워진다.

 

안철수!

2년 전 우연한 기회에 그에 대한 글을 보게 되었다.

한눈에 반해버렸다.

끝나버린 나의 꿈이지만 대신해서 꿈을 꿀 수 있겠다는 믿음이 가는 사람이었다.

그때부터 순수남 안철수라고 불렀다.

어설픈 실력이지만 행시를 지었다.

 

순수남 안철수

 

글/눈님

 

순..... 순수한 미소를 가진 48세의 남자

수..... 수줍음에 얼굴까지 붉히는 남자

남..... 남에게는 무조건 겸손과 경어를 쓰는 남자

안..... 안으로는 맑은 영혼을 간직한 남자

철..... 철저한 사명감으로 일에 임하는 남자

수..... 수없이 칭찬해도 과분하지 않은 남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성공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고 끝없는 노력으로 준비된 상황에서 기회가 맞아떨어져 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그 기회의 혜택을 본 것이다.

고로 성공의 많은 부분은 사회를 위해서 봉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가 젊은이에게 던지는 말이다.

이렇게 멋진 남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기적인 이 시대의 지성인들은 의미심장하게 새겨 볼 말이다.

                            

                             --2009.6.15--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않았는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서울시 무상급식 찬반투표가 쟁정화되면서 무상급식 반대에 시장직을 걸었던 오세훈이 물러났다.

정신 못 차린 여야는 서울 시장 후보를 두고 계파 간의 이기심으로 난리다.

정치와는 거리를 둔 박원순 변호사가 일찌감치 무소속으로 나오겠다고 발표를 했다.

안철수도 나올 거라는 소문이 나오자 온 나라가 완전 소용돌이를 친다.

아전인수 격으로 서로가 손 잡자, 모시겠다며 염치도 체면도 없다.

이번 재보선 선거가 총선 대선에 많은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원희룡은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야 된다고 했단다.

인터넷의 네티즌들도 정치인 못지않게 편 가르기에 사활을 거는 것 같다.

모두가 안철수 씨의 입만 바라본다.

한나라당은 가지 않는다는 이 말에 또 한 번 열광과 비난이 폭발.

 

안철수 씨와 박원순 씨가 함께 나오면 어부지리로 한나라당이 된다는데 모두가 공감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삶의 철학이 같고 서로 간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단일화는 되리라 믿었다.

안철수 50% 박원순 5%대의 지지율

박원순 씨도 훌륭한 분이지만 상식적으로 양보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데 20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발표에 모두 놀랐다.

안철수 씨가 양보를 한 것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제가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박 변호사님을 잘 아는 사람이니까 더 이상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변호사님의 의지가 얼마나 굳건한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생명은 태어나고 진흙탕 속에서도 장미는 핀다더니 대책 없이 암담하던 우리의 정치 풍토에 이렇게 신선한 감동 정치 드라마가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나.

이래서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나보다.

이번 일로 정치권뿐만 아니고 우리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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