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유자식 상팔자

눈님* 2022. 8. 19. 00:55

무자식 상팔자란 옛말이 진실일까?

한때는 어깃장을 놓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자식 없는 사람을 위로할 때나 사고만 치는 자식들을 보며 하던 말이었다. 

시대가 변하니 결혼은 선택, 연애는 필수라는 말이 젊은이들에겐 자연스럽다.

결혼을 하더라도 꼭 자녀를 가지겠다는 의지도 약하다. 

인구 절벽은 먼 훗날 얘기가 아니다.

 

우리 나이의 연령대에서는 자식은 꼭 있어야 한다는 사람이 훨씬 많다.

평소에는 제각각 생활에 바쁘지만 명절이나 생일에는 꼭 만나는 게 불문율처럼 정해져 있다.

우리 집 역시 각자 사는 지역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니 함께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족 간의 만남도 변화가 있었다.

사람 숫자를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차를 두고 만나게 되었는데 의외로 좋은 점도 있었다.

한꺼번에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가버리는 것보다 횟수를 늘리는 게 좋다는데 공감했다.

 

지난주에는 딸의 가족과 생일 파티를 하고

어제는 아들 가족과 생일 파티를 했다.

둘이서 조용히 살다가 아이들이 오면 남편의 목소리는 커지고 웃음소리도 잦다.

사위나 며느리 입장에서는 처가나 시집이 마냥 편할 수만은 없다는 걸 안다.

가능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데,

내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사람들은 사위는 아들, 며느리는 딸처럼 생각한다고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다. 

며느리는 이번에도 분에 넘치는 선물을 사 왔다.

딸이었다면 잔소리를 했을 텐데, 그러지를 못했다.

명품으로 몸을 치장하지 않아도 사람이 명품이면 된다는 주의였다.

그런데 어쩌나~

눈이 뿅뿅 하트가 되어버렸네.

마음에 쏙 들고 진심으로 고마웠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한껏 멋을 부렸다.

작은 키에 주름진 얼굴, 꾸며봐야 소용없지만, 

내 멋에 산다!

예약된 음식점에서 오랜만에 서비스를 받으며 우아하게 생일을 보냈다.

 

 

 

 

유자식 상팔자

 

실된 논밭 대기 홍수가 휩쓴 자리

부심 한평생을 옥토로 가꾼 농심

걱정 하루하루 하늘만 바라본다

 

흔의 흉터에는 꽃처럼 아문 화석

걷고 힘을 주는 아들딸 키운 보람

랑질 도란도란 소박한 농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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