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연달아 있어서 가족들에게는 특별한 달이다.
작년 이맘때에도 코로나 19 하루 확진자 수는 요즈음과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난리가 났었다.
떨어져 사는 가족 간에도 오가는 일은 자제를 했고 어버이날이나 생신, 명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 19 상황은 변함이 없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특수한 곳에만 시간제한, 인원 제한이 있을 뿐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어린이날에는 놀이 공원이나 체험 공간 음식점 할 것 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뉴스다.
코로나 팬데믹에 온 나라가 전쟁을 치르듯 난리를 쳤는데 오랜 기간 계속되니 무디어진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어버이 날 만남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내일은 아들 딸과 만나는 대신 혼자 사는 언니랑 저녁 식사를 하자고 약속을 했고 남편도 혼자 사시는 아주버님과 약속을 했다.
서로 잘 되었다며 얼마나 사실지 모르지만 형님이나 언니한테 잘하고 살자며 의견 일치를 보았다.
띵똥~~
주문한 것도 없는데 누구지?
꽃배달입니다~~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소리에 설레기까지 했다.
연세가 지긋한 할아버지가 꽃바구니를 들고 오셨다.
감사합니다.
진짜로 감사했다.
화려하고 은은한 장미꽃 향기에 눈을 감았는데 순간 똑 틔는 깊은 야생화의 미세한 향기에 그냥 행복했다.
돈보다 꽃이 좋아!
지금 이 감정을 남편한테 전달했더니 남편도 꽃이 좋다며 맞장구를 쳤다.
사진을 찍어 아들에게 보냈다.
고마움은 바로 표현하는 게 좋다.
글자를 보내기도 전에 바로 전화가 왔는데 솔직하게 너무 좋다고 했더니 "아이고 우리 엄마 그동안 너무 드라이하게 사셨군요, 죄송해요, 앞으로는 자주 꽃을 보내야겠어요." 아들의 반응이 더 재미있고 고마웠다.
부모한테 잘하는 남자 신랑감으로는 좋지 않다고 하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정이 많은 남자는 부모, 아내, 자식은 물론 남에게도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돈보다 더 좋은 꽃바구니를 받은 이번 어버이 날은 잊어버렸던 나의 정체성을 하나씩 찾아가는 소중한 기억이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