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단풍 든 감나무는
나의 가장 고운 친구 농원의 것이다.
'시도리 농원'
복숭아 배 감 매실 대추 모과 등 탐스러운 과일이 많지만
유난히 감이 더 마음이 간다.
어릴 때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유난히 감이 많이 나는 내 고향 진주
초여름 장맛비에 떨어진 어린 땡감을
따뜻한 논물에 익혀 먹던 일
높은 곳의 감을 긴 장대로 따던 일
생감을 말려 곶감을 만들어 제사에 쓰거나
겨울 내내 특별한 날의 간식으로 행복했던 일
세상에서 곶감만큼 맛있는 먹을거리는 없다고 생각하며 자랐다.
어른이 되어서는 가나초콜릿을 즐겨 먹었지만
자연 음식인 곶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심심할 때나 슬픈 일로 아버지께 떼를 쓸 때면
어디서 나왔는지 꼭 곶감을 주시며
마음을 달래 주시던 울 아버지~
몇 년 전부터
집에서 곶감을 말려 보았지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어린 날의 추억에 젖기도 했다.
곶감 좋아하는 이야기를 늦둥이 친구에게 했더니
상주가 고향이라 많은 양의 상주 곶감을 보내주어
냉동실에 보관하며 심심할 때에 먹는다.
아무도 주지 말고 혼자 먹으라고 했지만
언니와 딸에게만 나누었다.
달고 아삭아삭한 단감
부드럽고 달콤한 홍시
달콤하고 쫀득쫀득한 곶감
모두 나름대로의 맛이 있어서 좋지만
그보다 감나무를 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한 것은
어린 시절의 아름다왔던 추억이 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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