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님* 2025. 3. 17. 00:21

'건강하면 다 가진 것이다'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일상의 기적' 에 나오는 글귀다.

요즘은 사람들을 만나거나 통화를 해도 주된 얘기가 건강이다. 한 발 더 나가면 죽음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스위스에서 가능한 안락사에 대해서 비용, 절차, 자격 등을 조사를 해봤다는 지인도 있다.

70이 넘으면 대부분 노환이 오기 마련인데 이런 얘기가 별로 유쾌하지는 않다.

 

1

해가 바뀌고 정숙, 옥이 씨와는 만났지만 부부동반은 처음이다.

두 부부가 인품을 갖춘 좋은 사람들이다.

이제는 가능한 대화가 되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얘기 하며 지내고 싶다. 부담이 되거나 만나서 불편한 사람은 피하고 싶은 솔직한 심정이다.

 

정숙 씨 얼굴은 빛이 난다.

일 년 전만 해도 아픈 곳이 너무 많아 "우리 집사람은 이동식 종합병원이라요"라며 남편은 허허허 웃었다. 서울을 오가며 꾸준히 치료받고 좋은 마음, 규칙적인 운동을 하더니 거짓말처럼 좋아졌다. 

아플 때는 웃을 때도 표정이 찡그러졌는데 이젠 활짝 웃음을 웃는다. 식사량도 제법 늘었다.

반면에 사람 좋기로 유명한 그녀의 남편은 웃음을 잃은 것 같다. 만나면 이름을 부르며 손을 맞잡고 유머와 친절이 몸에 배어 있었는데.....

숨이 가쁘다고 한다. 지난해 가장 친한 친구 둘을 보내고 우울함에서 오는 후유증인가?

 

옥이 씨도 얼굴이 밝아지고 몸무게도 늘었는 것 같다. 163m 정도의 키에 39kg이었으니 보기에도 애처로웠다.

수술과 입원을 반복하며 고생이 많았다. 이제는 매일 파크골프를 치며 체력을 단련시키니 더 좋아질 것이다.

두 친구에게는 배울 점이 많고 대화도 잘 되고 좋았는데 건강이 너무 나빠서 이별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있었는데 정말 다행이다.

 

 

2

점심 후 부엌 정리를 하는데 귀례 씨 전화다. 15분 후에 내려와 달라고.

교통사고로 수술을 받고 요양원에서 안정을 취하며 병원에는 통근 치료를 받으려 다닌다고 한다.

치료를 받고 오는 길이라고 하길래 잘 됐네, 차를 마시고 가라고 하니 휠체어를 이용하기 때문에 얼굴만 보고 가겠다고 한다.

지난번 병문안을 갔을 때 까다로운 요양원 규칙으로 얼굴을 보지 못하고 왔으니 조금은 궁금했다.

착한 남편은 퇴직 후라 매일 병원 치료에 함께 다니니 다행이다.

얼굴을 보니 안심이다.

깨끗한 피부가 더 맑아졌다.

머리 부분의 상처도 아물고 실금 간 등뼈도 붙었는 것 같고 대퇴부 수술 부위는 재활과 시간이 해결될 것이다.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잘 따르고 꾸준하게 치료받고 재활운동하면 된다. 심심하면 언제든지 전화하고, 이럴 때 써라고 돈 벌었는데 아끼지 말고~~필요한 책 있으면 얘기하고." 언니 마음이었다.

위로금을 너무 많이 주셨다며 미안하고 고맙다는 인사와 싱싱한 딸기와 참외, 샤인머스켓을 가져왔다.

퇴원하면 꼭 식사 모시겠다는 예의 바른 부부다.

 

주위에 사람들이 노환으로 활동이 위축되거나 하나 둘 세상을 떠나는 일이 수시로 일어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사고 조심하고 건강 잘 챙겨서 오래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