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은이 버섯

눈님* 2024. 8. 31. 23:27

어린 시절, 먹을 수 있는 버섯은 싸리버섯이 전부인 줄 알았다.

시골에서는 비가 온 뒤 산이나 들로 뛰어다니면 버섯을 쉽게 구경할 수 있었다.

색이 고운 건 독버섯! 잘못 먹으면 큰일 난다는 언니의 경고에 두려워서 가까이 가기조차 꺼려 했다.

산자락 어디에서 엄마나 언니들이 채취해 온 싸리버섯은 졸깃한 식감이 닭고기와 비슷했다는 기억밖에 없다.

주부가 되고 식용버섯 종류가 많다는 걸 알았는데 새로운 종의 버섯이 계속 나오니 이름조차 외우기 어렵다.

버섯이 몸에 좋다는 건 아는 사실.

그러나 맛은 그다지 당기지 않는다. 그래도 버섯은 식탁에 빠지지 않으려고 신경을 쓴다.

양송이는 수프, 새송이는 구이, 팽이는 부추와 함께 전, 느타리와 표고는 볶음~~

목이는 1kg 대용량을 사서 항상 준비되어 있는 상태다. 잡채는 물론 찌개나 라면 등 웬만한 곳에 사용하고 가끔 나누기도 한다.

송이버섯은 1kg에 20만 원대에 먹어 본 이후 고공행진하는 값에 놀라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않았고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버섯은 대부분 갈색 계열의 소박한 색깔을 띠고 있는데 백작 같은 화려한 버섯을 만났으니 그냥 있을 수가 없지.

 

귀하는 모란인가요?

더운물에 씻은 모양이 너무 아름다워서 장난기가 발동한다.

산호초 같기도 하고 

하얀 카네이션 같기도 한 너무 예쁜 은이 버섯!

 

샤부샤부에서 맛보고 응용해 본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침

둥지 부분 노란색이 고와서 조금 남기고 손질

한입 먹기 좋게 분리

 

간장(액젓, 소금), 설탕, 마늘, 식초, 겨자, 비율은 취향대로  

미나리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해파리냉채와 비슷한 맛인데 입안을 간질이는 부드러우면서 오돌한 식감이 좋다.

새콤달콤, 겨자의 톡 쏘는 맛, 더운 날씨에 상큼!

색색의 파프리카, 오이, 양파, 맛살 등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채 썰어 담고 은이 버섯을 가운데 두면 눈을 즐겁게 하는 멋진 요리가 되겠다.

추석에 도전이다.

 

효능을 검색하니 만병통치약이다. 

웃음이 만병통치약이라고 하듯이 모두 믿을 건 아니지만 좋다니 즐겨 먹어보자.

 

효능:피부 미용, 뼈 건강, 변비 개선, 다이어트, 면역력 강화, 혈관 질환, 항암 작용, 빈혈, 여성 건강에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