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구룡포

눈님* 2024. 6. 2. 22:41

구룡포라고 하면 과메기가 생각난다.

현지를 찾아 겨울 바다도 구경하고 과메기를 즐길 수 있는 겨울 한철의 별미였다.

이제는 현지에 가지를 않고도 전국 배달이 가능해져 온 국민들에게 익숙하다.

과메기 철은 지났지만 이곳에 세컨드하우스를 가지고 있는 지인의 아파트에서 무박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카타리나는 이런 여행에 익숙하고 즐기는 듯하다.

 

아파트에 짐을 풀고 시장에 들러 해산물을 샀다.

자연산 가자미, 전복, 해삼, 멍기... 팔딱거리고 꼬물거리는 싱싱한 해산물, 푸짐하다.

누가 개불을 고르길래 징그럽다며 질겁을 했더니 사질 않았다.

냉장고에서 숙성되도록 넣어두고 관광지구 구경을 나섰다.

옛 일본인 가옥거리, 구룡포 공원, 근대문화역사관, 해마을 바람길, 벽화골목을 스치듯 지나치고 과메기 문화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번 왔을 때 보지 않았는 걸 후회할 정도로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었고 어린이나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장소도 있었다.

신기한 영상물에 빠지기도 했지만 구룡포의 역사와 곳곳을 알아보려면 혼자 하는 여행이라야 가능할 것 같다.

여럿이 다니는 여행은 친목과 추억의 장소로 족하다.

 

아파트의 탁 트인 전망은 휴양할 최고의 입지를 갖췄다.

앞쪽은 폐교를 도서관으로 활용하고 넓은 운동장은 녹색 융단을 펼친 듯 아름답다.

푸른 바다와 작은 구룡포 만에 정박한 배들,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가 그림 같다. 

종일 바라만 보고 있어도 심심하지 않을 것 같은 작고 예쁜 풍경이다.

 

카타리나는 작은 것 하나까지 완벽하게 준비를 해왔다.

몸만 오면 된다고 하더니 진짜다.

나이가 많을수록 카드 준비는 센스 있게~~

무엇이든 혼자 하겠다고 일 욕심을 부리는데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지.

함께 준비한 상은 푸짐하다.

혀끝에 닿는 가자미회의 사르르 녹는 맛,역시 자연산이 좋아.

셋이서 소주 반 병을 남기는 이상한 현상~

저녁은 전복죽을 끓였는데 최고의 맛이었다.

싱싱한 전복이 듬뿍 들어갔고 요리사의 솜씨가 좋으니 당연하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전복죽이라며 입을 모았다. 

늦게 돌아오는 길은 어둠과 가로등뿐이다. 

오랜만에 듣는 70~80노래가 새롭게 들리는 밤

구룡포 앞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아파트 

폐교를 도서관으로 활용

넓은 운동장은 맨발 걷기와 개망초꽃밭이 조성되어 있다.

늘 부는 바닷바람 탓에 담벼락은 단단하게 만들었고 나름 꾸민 곳이 재밌다.

 

폐가가 많은 언덕 위의 집

방치된 폐가의 오래된 타일

유달리 색이 짙고 꽃이 풍성한 제라늄

해당화

깔끔하게 재건축된 건물과 폐가가 공존하는 구룡포의 언덕

송엽국

구룡포  과메기 문화원

 

2024.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