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하중도/금호 꽃섬

눈님* 2024. 4. 8. 21:22

꽃섬

이름 참 예쁘다.

대구 금호강 유역의 하중도에 조성된 꽃단지다.

계절마다 특색 있는 꽃잔치는 양쪽에 흐르는 금호강물과 어우러져 경관이 더 아름답고 멋지다.

대중교통이나 전철로 근접이 편해서 많은 대구 시민이 사랑하는 휴식처.

 

가벼운 차림으로 유채꽃을 보러 갔는데 휑하다.

어디에도 노란색의 유채꽃밭은 보이 지를 않는다.

누런 마른 잔디 사이로 만들어진 부드러운 곡선 길, 꽃 이상으로 멋있다.

초록색은 청보리밭이다.

 

마른 억새가 빽빽하게 늘어선 풀숲에서 갑자기 고라니 한 마리가 나타났다.

잠시 주위를 살피더니 빠른 속도로 인도를 지나 강가의 억새 풀숲으로 사라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카메라로 까치를 찍고 있는데 또 다른 고라니 한 마리가 같은 방향으로 내닫는다.

한 쌍인가 보다.

찰칵찰칵~~~

 

예전에는 봄이면 쑥을 캐서 쑥국이나 쑥 전을 만들어 먹는 걸 좋아했다.

쑥도 좋지만 자연 속에서 온몸으로 맞는 봄바람, 그런 봄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

억새 풀숲 사이에 숨어있는 쑥 발견, 너무 반가워 풀을 헤치고 손으로 뜯었다.

한 움큼 뜯다 보니 남편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 키를 넘는 울창한 억새숲, 무서움에 찾아 헤매니 저 멀리 의자에 앉아있다.

내년에는 왕따시키고 다른 사람과 쑥 캐러 와야지.

 

올해는 유채꽃밭을 조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고라니를 보고 사진 찍은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청보리밭은 사진만 찰칵, 그냥 지나쳤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놀 뵌 하늘만 눈에 차누나

이상하다.

작은 소리로 보리밭 노래를 흥얼거리는 게 정상인데 침묵~~~나도 감정이 둔해지고 있나?

 

 

쑥 캐는 아주머니

내년에 올 곳으로 찜

 

억새 풀숲에 깨끗한 쑥이 숨어 있다

 

갑자기 나타난 고라니

 

사슴과에 속하는 포유류

산기슭이나 물가 갈대숲에 서식

금호꽃섬교

지상철 3호선을 이용하려면 이 다리를 건너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