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의 추억
댓글이 원글보다 더 멋져요.
부족한 원글을 빛나게 해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가입한 카페에 회원님들의 닉으로 이름 행시를 올렸을 때의 댓글에 대한 답글이다.
컴퓨터를 배우고 내 삶은 많이 바뀌게 되었다.
처음에는 상상할 수 없는 세계가 펼쳐질 거라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도대체 가상 세계가 뭐며 친구도 사귈 수 있고 개인 집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무슨?
이해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변화는 빛의 속도로 빨리 일상에 파고들었고 나 역시 그 물결에 자연스레 빠져들었다.
용감하게 '눈님 홈페이지'라는 집도 지었다.
세간도 마련하고 나무를 심고 꽃도 심어서 정원도 꾸미고 부족한 곳은 손질하며 애정을 쏟았다.
블로그가 티스토리로 병합된다는 공지는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되었다.
예전의 악몽이 떠오른다.
블로그에는 영상, 사진, 음악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을 때 만든 글이나 행시들이 대부분이다.
저작권 보호법이 제정되고 이전에 무료로 사용하던 자료들은 지원 불가라는 것이다. 창작자의 권리는 당연하지만 지금껏 정성 들여 만든 자료들이 반신불수처럼 되어버렸다. 유료로 전환하는 방법도 모르겠고 양도 너무 많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잠시 쉬는 사이 블로그 체계와 방식도 바뀌어 버렸다.
원상 복구하는데 컴퓨터 실력이 없으니 실수로 날려버린 것도 있고 아예 손을 댈 수 없는 것도 있었다.
겨우 정리가 되고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이 되었는데 다시 티스토리로~~
다음 카카오의 방침을 개인이 항의한다고 될 일도 아니니 따를 수밖에.
문제는 자신의 컴퓨터 실력에 믿음이 없다는 것.
실수로 모든 게 날아가 버리면?
절대 안 돼!
사용하지 않는 메일로 글이나 행시를 옮겨 보관하자. 만일의 경우를 위해서.
다행히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안전하게 원글은 다 옮겨졌다.
글자 배열이나 행간의 간격 차이가 나서 어설픈 느낌이 들었고 댓글은 옮겨지지 않았다.
시간 나는 대로 메일에 저장된 남기고 싶은 댓글을 원글에 맞게 옮기고 있는 중이다.
새로 등록될 때는 글자, 행간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간혹 광고나 필요 없는 댓글이 있기는 하다.
그래도 댓글에서 얻는 게 많다.
진심으로 관심과 격려를 해주시는 티벗 님
좁은 안목을 넓힐 수 있고 모르는 걸 배우는 것도 즐겁다.
어쩌다 공감하지 않거나 반대 의견에는 순간적으로 씁쓸하지만 나를 돌아보고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깨우침을 배운다.
아주 가끔은 비공개로 가정사나 개인의 수다를 떠는 것도 양념 같다.
이런 마음이 있어서 나의 티벗 님들께도 최대한 관심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댓글을 달고 있다.
세월 지나 언젠가 이런 댓글들이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사진으로 본 얼굴,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떠올릴 수 있는 그리움이 될 것이다.

세거지의 홍매화
꼬끼오님의 사진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