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페스티벌
"두류공원 치맥 페스티벌 갈래?"
"언니도 함께"
언니를 챙기는 일이라면 무조건 감사하며 오케이다.
언니는 동생과 둘이서 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제부가 함께 해도 망설이긴 해도 거절하지는 않는다.
7시가 조금 넘었는데 축제 장소는 열기가 대단하다.
치킨과 맥주를 사기 위해서 부스마다 긴 줄이 이어져있다.
'인맥보다 치맥'이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인산인해다.
야구장에서 본 이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
2014? 처음 왔을 때는 무대나 모든 시설이 지금처럼 완벽하게 준비되지를 않았고 쏟아지는 비를 피하느라 정신없었다.
이번에는 날씨도 시원하고 근처에 있는 이랜드의 조명과 공중케이블카가 작동하니 축제 분위기는 더 고조되었다.
축제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처럼 되어있지만 초저녁에는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우리만큼 나이 든 사람이 보이면 반가워서 "저기 봐, " 호들갑을 떨었다.
치킨과 맥주만으로도 야외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그냥 좋다.
음악도 사이키 조명도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추어져 있지만 언니와 나는 발로 박자를 맞추었다.
진짜 환상의 축제는 9시가 넘어서 시작될 것 같다.
우리는 조용히 비켜주는 게 좋을 것 같아 아쉽지만 일어섰다.
외국에서는 나이가 지긋한 부부들이 춤추고 즐기는 파티가 자연스러운데,
늘 부럽고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대구가 치킨의 성지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한국전쟁 이후 국민들에게 다양한 육류를 제공하기 위해 대구에서 계육산업이 시작됐다.
1970~80년대부터 멕시카나, 처갓집양념치킨, 스모프치킨 등의 치킨 브랜드가 생겨나고
이후 교촌치킨,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땅땅 치킨 등이 생겨났다.
대구 치킨은 지역 문화로 발전했는데 대구치맥페스티벌로 자리를 잡았다.
2013년에 시작된 축제는 2016년부터 100만 명을 넘는 인파가 모였다.
올해는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달서구 두류공원 내 야구장에서 열렸다.
축하공연, EDM 파티, 여러 브랜드의 치킨과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파티다.
(EDM~electronic dance music; 전자악기와 같은 악기들로 만들어진 곡들 중 상업적인 곡)
축제 개막전 무대
두류타워(왼쪽) 이랜드 타워(오른쪽)
시간과 장소와 상관없는 휴대폰 사랑 삼매경
CASS에서 협찬
대로변에만 안내하는 교통순경이 배치되고 페스티벌 현장에는 전혀 보이 지를 않는다.
119 구급차만 2대 배치
어젯밤에 저렇게라도 슈퍼블루문이 고개를 내밀어 주었다면..
아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