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가치/2
"노후에 이런 대접받으며 살아도 되나"
"말만 예쁘게 하면 돼요"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속담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사소한 말다툼으로 살인까지 일어나는 무서운 결과도 심심찮게 보도된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말은 중요하지만 늘, 항상 함께 하는 부부 사이의 대화는
노후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젊었을 적에는 서로의 일에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부부라도 대화 시간이 부족했다.
지금 노후 세대들은 대체로 남편은 밖에서 경제활동, 여자는 육아와 가정 살림으로 뚜렷한 구별이 되었다.
가능한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간섭은 피했다.
지금이야 법적인 근로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당시는 퇴근 후 술자리도 근무시간이었다.
집은 그냥 잠자는 곳,
주말은 편하게 쉬는 곳?
퇴직 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서로의 모습과 행동이 투명하게 보인다.
한동안 남편은 전쟁과 같았던 사회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이 행복하기만 하다.
아내도 남편이 가족을 위해 고생했던 일을 생각하며 무조건 잘해준다.
이것도 유예기간이 있다.
짧게는 퇴직 다음날부터 부부갈등이 시작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몇 달은 유지가 된다.
적은 확률이지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유지되는 부부도 가끔 있다.
그 기간에도 차이가 많다.
유예기간의 차이에는 많은 조건들이 존재한다.
경제적인 문제, 식사 문제, 취미생활 갈등, 대인관계, 언어 문제 등등
가정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다르겠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개인적으로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육체적으로 귀찮은 부분들은 조금 게으름을 부리면 되고 타인과의 관계는 줄이면 되고...
그렇지만 주고받는 대화에서 기분이 상하면 침묵이 오래간다.
주부의 침묵은 금이 아니다.
사랑이란 화가 났을 때에도 서로를 돌보는 것
사람은 몸의 구조도 복잡하고 생각도 많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생각이 의외로 단순할 수도 있다.
부부관계가 그렇다.
1. 내가 당신을 만나서 내 모양이 요 꼴이다.
폭언하는 남편은 남보다 못하다.
식사 준비만 부인이 하고 남편은 알아서 챙겨 먹는다.
차라리 빨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녀들도 엄마 편만 든다.
2. 내가 당신을 만나서 참 다행이다.
고마운 마음이 든다.
밖에서 잘 먹어도 맛있는 것은 챙겨주고 싶어진다.
먼저 죽고 혼자 남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된다.
아이들도 부모 편애하지 않는다.
실존하는 두 가정의 실 예다.
일방적으로 아내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악처도 가끔 있다.
대체로 남편 퇴직 후 아내들은 힘들어하고 고충도 비슷하다.
남자는 퇴직이 있지만 여자들은 퇴직이란 게 없고 남편 퇴직 후부터 일거리가 더 많아진다.
경상도 남편들이 무뚝뚝하다는 말을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다.
영혼 없는 열 마디 말보다 진심과 애정이 담긴 말 한마디가 아내들에게 감동을 준다.
둔하고 눈치 없고 말재주 없는 남편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꿀팁
'국민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커닝이라도 하세요'
고 노회찬 님의 어록에 있는 말이다. 우습지만 의미가 깊다.
진심이 아닌 거짓말이라도 아내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보세요.
반복하다가 보면 습관이 되고 진심이 되어요.
노후 부부 일상이 더 행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