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가 올 때는 장화가 최고

눈님* 2023. 7. 13. 23:47

또록또록 우산 위에 빗방울 낙수 소리

참방참방 고인 물에 물장난 치는 소리

 

장마전선은 후덥지근한 더위와 함께 시원한 소나기 없이 오락가락이다.

장화를 사다 놓고 소나기가 오기를 기다리기 한참.

맑은 정신과 건강이 허락할 때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자는 게 요즘 소신이다.

비옷과 장화, 우산으로 단장하고 빗속을 거닐던 젊은 날의 아련한 추억~

꼭 다시 해보고 싶었다.

 

번쩍~

우르르 쾅!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창을 때린다.

재빠르게 앞뒤 유리문을 닫았다.

번개와 천둥을 보고 들을 때는 이미 지나간 상황이지만 무섭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죄를 지은 사람들은 천둥 번개를 소름 끼치게 두려워하는데 일반 사람도 마찬가지다.

무서운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쏟아지는 굵은 소나기가 시원스럽다.

외출 준비를 하는데 남편은 굳이 이런 날 나가려고 하느냐며 의아해한다.

"장화를 준비해 두었는데 이런 날 아니면 신을 수 없잖아요."

내 행동에 공감해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욕심을 내어본다.

그 나이에 무슨~~ 대체로 이럴 것 같다.

시내 볼일은 미루고 마트만 가자.

 

시원하다.

넓은 우산은 완전히 비를 막아준다.

발도 보송보송하다.

비에 관한 노래는 수없이 많다.

비와 감성은 뗄 수가 없나 보다.

듣는 사람 없지만 작은 소리로 불러본다.

잊지 못할 빗속에 여인~~

별다른 감정이 없다.

보슬비 오는 거리에 추억이 젖어들어~~멍~~~

이게 아닌데?

 

마트에 우유와 계란 외에 야채 등을 배달시켰다.

이왕 나왔으니 동네 근처나 걸어보자.

혹시 지렁이가 있을까, 밟을까 조심조심.

가끔 물이 고인 곳이 있으면 장화의 성능을 확인이나 하듯 참방참방 물장난을 쳐보기도 한다.

발에 빗물이 닿지 않아 쾌적해서 좋다.

추억은 추억일 뿐,

비 오는 날에는 역시 장화가 최고라는 걸 확인한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비 내리는 남해

창선도와 주위 작은 섬들

 

 

삼천포대교

 

창선대교

7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