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이별/길
가을이라 쓰고 이별이라 읽는다
눈님
가슴에 묻고 싶은 그리움 하나 있다
을씨년 흔들리는 회색빛 갈대바람
이름도 가물가물 얼굴도 희미해진
라임 향 짙은 고백 눈물만 남아있다
쓰디쓴 커피 한잔 시간은 정지되고
고요한 침묵 속에 실핏줄 타는 소리
이끼 낀 바위틈에 햇살은 길게 눕고
별 헤는 소녀 되어 가을을 노래한다
이따금 떨어지는 유성의 춤사위는
라스트 예언하는 무언의 암시였나
읽다만 삶의 노래 책장을 접어둔 채
는 것은 작은 한숨 무언의 이별연습
다시 또 외톨이로 그리움 수를 놓다
가을이 가는 길목에서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길을 걷게 된다
극 소수만 누릴 수 있는 평탄한 직진의 길이 있다
거침없는 직진에 복병을 만날 수도 있고
헤쳐가야 할 길
여러 갈래 길에서 선택을 해야 할 길도 있다
언덕길도 만날 수 있고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수없이 만난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도 있고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오솔길도 있고
치열하게 짓밟고 걸어가야 할 길도 있다
함께 가야 할 길도 있고
이별을 해야 할 길도 있다
동행자와 함께 걸을 수 있는 길도 있고
앗차!
잘못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위험한 길도 있다
사색에 젖기도 하고
쉬어가는 길~~
멀리 보이는 무명의 무덤은 인생의 덧없음을 알려주는 길라잡이가 아닐까
오동나무가 아름드리 자랄 때쯤에는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떠나려는 아쉬움에 산고의 고통보다 더한 아픔으로
핏빛보다 진한 선홍의 화려함을 선물한다
낙엽이 가는 길
고산골을 지키는 공룡의 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