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다듬기/2
낮잠을 3시간이나~~~
평소에도 낮잠은 자지를 않고 침대에서 머뭇거리는 일도 없다.
가끔 안마의자에서 짧게 단잠을 자는 일이 있긴 하지만 침대에서 정식으로 낮잠을 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몇 날을 낮밤 가리지 않고 블로그 정리를 한답시고 집중을 하다 보니 수면 부족임을 알았다.
새벽 2~3시는 보통이고 5시까지 작업을 하기도 했다.
몇 시간을 앉아서 복원, 삭제, 첨부, 자료 찾기, 다듬는 일이 의외로 재미있다.
2008.05.24 블로그 개설 날짜다.
중간에 휴식기가 있었지만 어쨌든 14년 째로 접어들었고 자료를 보아도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어깨가 뻐근하고 다리가 저리면 간단한 운동을 하기도 하고 남편 눈치도 살펴야 한다.
누가 독촉하는 것도, 검사를 하는 것도, 유명 블로거도 아닌데 왜 이러지.
성격 탓?
내가 해야 할 일이고 무슨 일이건 꼭 하려는 마음만 먹으면 너무 빠지는 게 문제다.
특별히 부지런한 것은 아니지만 책임감이 강하다 보니 모르는 사람은 부지런한 줄로 착각한다.
그러다 보니 느리고 대충대충 처리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함을 느끼는 것도 살아가는데 피로감을 느끼는 부분이다.
흠~~
이제는 조금 느긋해지자.
마음을 다스리려 해도 잘 되지를 않는다.
푹 자고 나니 가뿐하다.
컴퓨터를 켜지 않고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냥 안부 전화다.
화분을 살피고 저녁은 무얼 먹을까 냉장고 점검하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저녁 식사 후 천천히 컴퓨터를 켜고 뉴스를 대충 살피고 블로그로 들어왔다.
며칠 전 블로그 정리를 하다 발견했는데 오래전 어느 블친의 말에 공감을 하게 되었다.
자기는 짧은 행시라도 쓰고 나면 50번을 다시 본다고 했다.
계속 읽어보면 무언가 어색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발견하게 되고 반복을 하다 보면 깊이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일, 아니 내가 하는 모든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살았는 것 같다.
블로그를 만들 때도, 자료를 올릴 때도, 행시나 글을 쓸 때도 가벼운 마음으로 스스로에 만족했다.
현재 2,257개의 자료가 올려져 있는데 직접 쓴 글이 1,229개나 된다.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그러고 보니 힘들었던 시기 여기에 재미를 붙이고 참 잘 견뎠구나 감사함을 느낀다.
조급하게 정리를 하기보다는 직접 쓴 글부터 천천히 더 생각을 하면서 다듬고 또 다듬기로 하자.
눈님 홈페이지를 누구에게 보일 것은 아니지만 내가 죽은 후에는 외롭겠지만 다음이 존재하는 한 흔적은 남아있을 것이다.
바라는 게 있다면 가족이 함께 댓글로 속마음을 전할 수가 있으면 좋은데 손쉬운 카톡에 가족 모임도 부실한데 기대는 접는다.
남편은 이런 활동 취미도 없고 아들, 딸은 너무 바쁘다.
내가 부모님에 대한 몇 장의 사진과 막연한 기억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아들, 딸이 내 나이쯤 엄마의 흔적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보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