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나는 극과 극의 비교를 잘하는 편이다.
생각을 하다 보면 중간 어느 점에서 타협과 양보의 점을 찾아내어 말과 행동으로 옮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도우미를 하며 어렵게 살 것인가?
핀란드나 네덜란드 등 북유럽의 살기 좋은 나라에서 크루즈선을 타고 여행 다니며 골프나 즐기며 여유롭게 살 것인가?
자유선택권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우리나라에서 살기를 원한다."라고 할 것이다.
우리의 정서, 가족과 인맥을 떠나서는 어느 곳에 있거나 부귀영화를 누려도 행복할 것 같지를 않다.
그러나 행복의 조건은 주관적이어서 사람마다 다르다.
난 작은 것에서도 행복함을 느끼는 감성을 가졌다는 걸 다행으로 여기며 부모님께 감사한다.
하루의 기온 차가 심하다.
어떤 날은 겨울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착각을 한다.
게으른 사람은 가을을 즐기지도 못하고 겨울을 맞게 될 것 같다.
낮 기온에 알맞은 옷을 입고 외출했다가는 저녁이 되면 추위를 느낀다.
오늘도 이 옷 저 옷 고르다가 나름대로 낮과 밤 온도 차이를 감안해서 맞춰 입고 나갔는데 해가 지니 생각보다 더 추웠다.
버스 정류장에는 퇴근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얇은 옷을 입은 사람은 한낮에 외출한 사람일 테고 움츠리고 왔다 갔다 하며 빨리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두꺼운 옷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틀림없이 아침 일찍 나왔는 사람일 게다.
조금 여유로워 보인다.
표지판에 도착 시간 알림이 있으니 편한 마음으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긴 의자에 앉았는데 엉덩이에 와닿는 따뜻한 느낌~
손으로 만져보니 따끈한 열선이 의자에 들어가 있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처음으로 승용차의 의자와 등받이에 열이 들어와 따뜻했을 때 너무 신기하고 기뻤는데 그때 기분이다.
승용차의 열선은 개인의 선택적인 혜택이지만 공공장소에서 제공하는 따뜻한 의자는 누구나 누릴 수 있다는 게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나라가 국민들을 위해 따뜻하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행정들이 곳곳에 있음을 떠올려보았다.
공원이나 유원지는 물론 동네마다 자투리 땅이라도 있으면 운동시설을 갖춘다.
정류장에는 전광판에 도착 시간 표시, 추위와 더위를 막을 수 있는 가림막이나 냉. 온풍 시설,
여름에는 건널목이나 사람들이 머무는 곳곳에 그늘막 설치, 어떤 곳에는 드라이아이스가 내려오는 곳도 있다.
어디서나 와이파이 사용 가능
(어릴 때 제일 동경하던 곳이 파리였는데 작년 파리의 전철 안에서 와이파이가 터지니 젊은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음)
공원이나 산 출입구에 신발의 먼지를 털 수 있는 에어스프레이, 맨발 산책로와 발 씻을 수 있는 수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나무에 걸려있는 해충퇴치기까지. 많은 것 중에 폭풍 감동받은 건 해충이나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몸에 바르는 약이 입구에 준비되어 있는 것이었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조금 불편은 하겠지만 누가 항의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시민들에게 누릴 수 있도록 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늘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산다는 것도 작은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