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작은 일에도/기부

눈님* 2021. 10. 28. 09:02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났다.

잠이 깬 상태로 누워있다는 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를 켜고 검색에 들어갔다.

오래전부터 마음먹었던 일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 더 자세히 알아볼 심산이다.

 

4~5년 전 TV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실상을 보니 우리가 가난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어리광이나 부릴 9살 소녀가 아픈 엄마와 어린 동생들을 돌보아야 하는 현실.

부모가 없고 가난해서 학교도 가지 못하고 동생들을 돌보며 한 끼 식사를 걱정하는 소녀가장,

남의 집 일을 도와주고 품삯으로 호박잎을 받아와서 동생들과 죽을 끓여 먹는 아이들

절망적이고 애절한 눈빛이 내내 눈에 밟혔다.

옆에 있다면 넉넉하지 않아도 무엇이든 나누며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생각만 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그 후론 비슷한 후원금을 모금하는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렸다.

자책감과 비참한 생활을 보는 게 너무 괴로웠기 때문이다.

 

아들과 기부 단체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 일이 있다.

엄마도 작은 일이지만 참여해보고 싶은데 어떤 곳이 좋을까 물어본 일이 있다.

많은 단체가 처음 의도는 좋은데 운영을 하면서 원래의 취지대로 실천이 잘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사회 어느 곳에던 돈이 모이면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그나마 국경없는 의사회가 괜찮은 것 같아서 꾸준히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후 단체마다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봤다.

그중에서 내 작은 기부가 가장 필요하고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것 같은 곳을 아침에 결정한 것이다.

 

기분 좋게 검색을 했는데......

기부 단체들의 좋지 않은 소식들이 주를 이룬다.

비영리 단체인데 영리 단체와 흡사한 운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광고비 인건비 운영비 등을 제하고 나면 극히 일부분이 그들을 돕는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비리, 성매매등 범죄에 속하는 일도 있다고 하니 힘이 죽 빠진다.

내 작은 결심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아침에 마시는 물 한 잔에 고마움을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