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검은 금요일
눈님
검붉은 피 토하는 금요일 주식 시장
은연중 중독 환자 허가 낸 도박꾼들
금맥을 찾으려다 땅속에 갇힌 신세
요원한 원금 회복 선택의 여지 없고
일후엔 정석 투자 기본에 충실하자
美·유럽 '더블딥 공포'의 공습… 금융시장 또다시 요동
세계 경제는 살얼음판이다. 보고서 하나에 주가 폭락사태가 벌어질 만큼 경제 참여자들의 심리는 초긴장 상태다. 이번엔 미국과 유럽의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 가능성을 전망한 모건 스탠리 보고서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19일 아시아 주식시장은 다시 폭락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최악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6% 넘게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15.70포인트(6.22%) 내린 1744.88에 마감,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 낙폭은 2008년 10월16일(126.50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역대 3번째 규모다. 시가총액은 986조5080억원으로 줄어 지난해 9월13일 이후 처음으로 1000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이날 증발한 시총 금액은 64조82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코스닥 지수는 33.15포인트(6.53%) 추락한 474.65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4원 급등한 1087.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아시아 증시도 이날 동반 폭락했으나 한국 증시에 비해 하락폭이 작았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51% 떨어지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3.57% 폭락했다. 호주 종합지수도 3.4% 빠졌다. 홍콩 항셍지수도 마감 직전까지 3% 정도 떨어졌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도 폭락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68% 떨어진 1만990.58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 증시의 주가 하락폭이 훨씬 큰 것은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 수출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폭락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18일(현지시간)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유럽이 향후 6∼12개월 내에 더블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올해 3.9%, 내년에는 3.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치는 올해 4.2%, 내년에는 4.5%였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현 금융시장 불안의 후유증이 가시화할 "올 4분기가 가장 심각한 시기"라면서 "재정 부양 효과가 소진될 내년 1분기 역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미 뉴욕 시장에서 금융시장 불안감을 반영하는 이른바 '공포지수(VIX)'가 위험수위인 42.7에 이르렀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950년 이후 처음으로 2% 밑으로 내려가는 등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하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