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건강보험에도 압류가 된다

눈님* 2011. 5. 20. 23:50

따르릉~~

"xx보험 회사입니다.

고객님 좋은 상품 있는데 보험 하나 드세요."

심심찮게 무작위로 걸려오는 보험 권유의 전화다.

개인 정보를 어떻게 알았는지를 떠나서 일단은 기분이 좋지는 않다.

보험이라면 아직도 무언가 속여서 판매를 한다는 느낌 때문이다.

속지 않는 현명함이 필요하지만 웬만해서는 비교 구별하기가 쉽지를 않다.

(일시적 고혈압이 생겨 처방을 받았는 일을 얘기하니 그래도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적극적인 권유로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 달간 약을 처방받았기 때문에 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병원에서는 하루 이틀분의 고혈압 약은 처방하지 않고 보통 1개월 약을 처방해 준다.)

 

예전에는 보험이라면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권유하는 사람의 안면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들어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하나 둘은 보험증권을 갖고 있고 더 많이 갖고 있는 사람도 주위에 꽤나 있다.

예전에는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살기 어렵다는 빗나간 사회의 어두운 현실에 불안한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불의의 사고에도 여유를 지속하기 위함이고

어려운 사람은 최소한의 노후를 대비해서 부담이 가더라도 보험을 든다.

너도 나도 보험을 드는 보험의 전성시대가 된 것 같다.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보험이 압류를 당했다는 것이다.

열심히 살았다기보다는 일 밖에 모르고 죽을힘을 다하여 사는 모습을 늘 본다.

한 번 꼬인 가정경제는 별 희망이 보이지 않았지만 다행히 노후 대비로 암, 치매 등 건강 보험은 들어놓았다고 했다.

최선을 다 해도 감당이 되지를 않아 신용불량자가 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보험에 압류가 되었다며 허탈해했다.

누구를 탓할 일은 아니다.

못 사는 것도 신용불량자가 된 것도 자신의 책임이다.

그래도 이것은 무언가 생각을 해 보아야 될 것 같다.

도덕적 해이를 얘기하지만 극히 일부 고의성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막다른 길에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길을 택한다고 본다.

신용불량자가 되면 사회에서 활동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제약 때문에 정상적인 국민의 권리나 혜택을 받을 수도 없으니

회생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나마 믿는 것은 일찍이 준비한 건강보험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것까지 압류를 해 버리니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을 하면서 부도를 내는 사람들을 보았다.

금액은 적게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이다.

은행은 제처 놓고라도 개인적으로 돈을 떼인 사람들은 파산하고 인생이 뒤바뀌는 경우가 된다.

살아 있는 게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주니 완전 살인 행위나 같은 것이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은 세금은 내지도 않고 미리 재산은 빼어 돌리고 회사는 경매에 들어가서 여러 번 유찰시켜 다른 명의로 싸게 사들여서 다시 사업을 한다.

그들의 생활은 초호화판이다. 회사 명의로 차를 구입해서 가족이 사용하는 것 외에도 탈세는 다반사다.

경제사범은 솜방망이 처벌을 하니 눈도 깜짝 않는다.

한 사람도 아닌 수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자로 처벌을 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한다.

한때는 큰돈 벌려면 부도를 내는 일이라는 말까지 나도니 현실에서 무슨 도덕성을 얘기할 수 있나.

저항할 줄도, 법도 모르고 힘없는 사람만 들들 볶아 희망을 빼앗고 짓밟는 것은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다.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나 다를 바 없다.

정부가 왜 필요한가?

똑똑하고 처세술 좋은 사람들은 그냥 두어도 알아서 잘 산다.

힘없고 모자람이 많은 사람을 함께 살 수 있도록 살피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일류국가?

누구를 위한 일류국가를 외치나.

모든 국민이 배는 고프지 않아야 하고 아플 때에는 최소한의 치료는 받아야 하고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잠자리는 걱정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우선이다.

지도자를 신뢰하여 따를 수 있고 부자와 성공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존경하며, 나도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고 존경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게 더 급하다.

 

건강보험 압류 당했다는 말을 듣고 흥분해서 글을 쓰다 보니 옆길로 나갔는데 신용불량자의 건강보험 압류는 절대 반대한다.

국민연금은 120만 원 까지는 절대 압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보험회사에서 아무리 로비를 하여도 뿌리쳐야 한다.

정부는 최저생활의 국민들을 보살필 의무가 있고 존재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