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은 어디에~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하다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꽃잎만 맺으려는가~~
해마다 벚꽃이 피면 동심초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꽃샘바람이 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고목에서 방긋 봉오리가 나오면 나의 봄은 시작이다.
금세 화사한 꽃이 만개하면 남에서 북으로 벚꽃 축제가 열리고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은 축제에 빠진다.
그 아름다움이 오래가지를 못하고 비나 바람이 불면 바로 떨어지는 게 항상 아쉽다.
그러나 정말로 벚꽃의 아름다움은 바람에 날리는 꽃비가 아닐까 싶다.
흩날리는 꽃잎을 보면 세상은 너무 아름다워 그냥 모든 게 감사해서 눈물이 핑 돌 때도 있다.
이때쯤에는 나의 동심초 가락은 애절해지고 원래의 곡에 푹 빠져 조금의 가슴앓이를 하는 버릇이 있다.
올해도 집 앞 가로수에는 벚꽃이 활짝 피었다.
너무나 새 하에서 눈이 부시다.
지나는 사람들의 걸음은 느려지고 고목이 애써 피워낸 꽃을 보며 기쁨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런데 나의 봄이 왔는데 왜 동심초 노래가 나오지를 않지?
나이가 들면 꽃이 더욱 예뻐 보인다는데 감정이 메말라졌나?
이러면 안되는데......
우울한 기분에 딸과의 통화가 길어졌다.
나리야!
엄마가 이상해졌어.
올해는 벚꽃을 보고도 노래가 나오지를 않네.
이러다가 정말 감정도 없는 완전 할머니가 되는 게 아닐까?
엄마!
걱정 마세요.
엄마와 같은 연세에 꽃을 보고 노래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이때까지 엄마가 동심에서 살았다는 증거예요. 훗훗
명의사 딸의 현명한 처방전은 내려졌고
바보 같은 엄마는 다소곳이 마음의 약을 지어먹고 우울에서 탈출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