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남아공 어린이들이 펼치는 사물놀이

눈님* 2010. 6. 18. 21:44

나는 아프리카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

오래전 학창 시절 세계사 과목을 공부할 때에 맹목적으로 달달 외운 게 전부다.

요즈음처럼 열린 세상이었다면 참고 자료도 많았을 테지만 그땐 그랬다.

이번 월드컵 개최지가 남아공이다 보니 이것저것 관심도 많아지고 보는 것도 많다.

 

오늘 아침 방송에도 역시 월드컵에 관한 얘기들로 가득하다.

그중에 눈에 반짝 들어오는 게 있어 볼륨을 높이고 집중했다.

아프리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의 사물놀이 복장을 하고 꽹과리, 징, 장구, 북을 들고

풍물놀이를 하고 있지 않은가.

지휘자 격인 짝쇠가 꽹과리를 치면 장구 북 징이 뒤를 따르며 장단을 맞추며 흥을 돋우는 모습이~ 

아! 너무 감격스러웠다.

아프리카 최 남단의 먼 곳에서 우리의 전통 놀이를 하고 있다니......

그네들은 부부젤라가 전통 악기라며 단순 음이지만 자랑스럽게 불고 있는데 우리의 풍물놀이에 얼마나 놀라고 즐거웠을까. 

타악기에 익숙한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사물(四物)이 너무나 친숙하게 느껴졌으리라.

 

얼마 전 홍명보 씨가 남아공의 오지 마을에 맨발로 흙에서 축구를 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잔디 축구장을 마련해 주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곳의 어린이들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15년째 원불교 포교, 봉사활동을 펴는 김혜심 교무님이 창설한 '아프리카 어린이 돕는 모임'의 어린이들이라고 한다.

우리의 경기가 있을 때에 열두 번째의 태극 전사로 열렬히 응원할 것을 다짐하고

오래전부터 붉은 악마의 응원을 한국말로 열심히 연습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잔디 축구장이 없어서 흙먼지 속에서 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남의 나라에 웬 잔디 축구장을 만들어 주나.

우리 어린이들도 끼니 굶고 불쌍한 이들이 많은데..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나라 안에서는 나름대로 최대한 복지 정책을 쓰고 있고 자원봉사자들도 늘어나고 나눔의 정이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우리가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면 밖으로 어두운 곳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경제만 발전되는 절름발이가 아닌 문화도 함께 발전하고 공유하는 균형 잡힌 나라가 되어야 한다.

 

먼 곳에서 남몰래 희생과 봉사를 하는 이들이 있어서 우리나라와 문화를 좋은 이미지로 남기는 것이리라. 

언젠가는 우리의 사물놀이가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날이 올 것이란 기대감으로 흐뭇한 날.